매일신문

영, 청소년 범죄 얼마나 심하길래

영국 정부가 학교폭력과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 중등학교내에 경찰을 상주시키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이것도 모자라 토니 블레어 총리는 '문제아'들을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에게 아동연금 지급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영국 정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학교폭력과 청소년 범죄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정부가 경찰까지 동원하려고 할까? 영국 BBC방송은 최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찬반 논란까지 소개했다.

▲경찰 학교 배치=에스텔 모리스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학생들의 무단결석이 잦고 훈육에 문제가 있는 학교에 경관을 상주시키자고 제안했다. 9월 새학기 시작과 함께 런던, 버밍햄, 뉴캐슬, 맨체스터, 리버풀 등지의 70개 학교에 100명의 경관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이 경관들은 무단결석 학생들을 단속하기 위해 지역 쇼핑센터를 일제 검문하는한편 늘어나는 거리 범죄와도 싸울 것이다.

모리스 장관은 "무단결석과 범죄의 상관관계가 너무 커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나쁜 뉴스고 좋은 뉴스는 우리가 실제로 무단결석과 범죄를 줄이기 시작했고 진전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거리범죄의 40%, 강도의 25%, 폭력의 20%, 차량절도의 3분의1이 10살에서 16살 사이 청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졌고 이들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 사건이 발생했다.

모리스 장관은 경찰 상주계획은 매우 엄격하게 자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장들이 경관을 학교로 불러들일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런던의 사우스워크 자치구에서 시범실시한 결과 경찰이 상주한 학교는 95%까지 범죄가 감소했다. 에섹스의 한 종합중등학교도 폭력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보안요원을 고용해 실험했다.

알리스터 달링 사회보장부 장관도 경찰의 학교 상주를 "매우 현명한 계획"이라며 지지를 표시했다. 그는 BBC라디오와의 회견에서 "하루에 등교하지 않는 학생이 영국내 5천명에 이른다"면서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이 많은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아 부모 아동연금 지급 중단 논란=영국정부는 최근 교육당국과 경찰에 젊은이들의 폭력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라고 촉구했다.이어 토니 블레어 총리는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부모들에 대한 아동연금 지급 중단을 제안했다. 아동연금은 첫째 아이의 경우 주당15.75파운드, 둘째부터는 각각 10.55파운드를 지급하며 홀부모 슬하의 한 아이에겐 17.55파운드까지 지급하는 연금제도로 특별히 저소득층에겐 중요한 수입원이다.

블레어의 아동연금 지급중단 제안은 노동당 의원들 뿐 아니라 빈민 운동가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불렀다. 복지운동가들은 어린이 빈곤을 추방하려는 노동당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신문 1면에 이목을 끌기위한 수단으로 낙인찍었다.

어린이 빈곤추방운동을 추진중인 어린이구호재단은 아동연금 지급중단 제안은 '어리석은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자유민주당의 필 윌리스 의원 역시 "무단 결석과훈육 부족은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의 결정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영국 학교들이 직면한 고질적인 문제-상상력이 모자라는 교과과정과 자질부족 교사들-에 달라붙어 영구적인 해결책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아동연금 지급중단 제안을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 블레어의 제안은 노동당내에서도 '실행불가능한 속임수'로 공격받고 있지만 그는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경찰의 무단결석 단속에 적발된 학생들의 80%가 어른들과 동반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연금 삭감방안을 청소년 범죄 억지에 사용해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교원노조의 환영=영국의 한 교원노조는 훈육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중등학교가 경찰의 항구적인 상주를 수용할 것이라며 경찰 상주가 교실 폭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밝혔다.

중등학교 교장들도 학생들의 무단결석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교장들은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나 부모들이 무단결석을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교사노조의 여교사 노조도 경찰 교내 상주가 교사들에 대한 공격을 감소하는 조치라며 환영했다.

전국교사노조의 에몬 오케인 사무총장은"경찰이 학교에 상주해 폭력을 줄이고 교사와 학생들을 보호한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 경찰 수가 늘어나는 것은 후회스럽지만 어떤 상황에선 매우 필요하다"며 "교사에 대한 폭력이 사라지고 학생들끼리 서로 공격하는 것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케인 총장은 또 "최근 조사결과 11, 12살 남자 아이들의 약 10분의1이 칼이나 다른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면서 "경찰 배치가 학생과교사들이 직면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학교들은 학교에 무기를 반입하지 못하게 교문에서 금속탐지기와 무장경찰을 배치하고 무작위 조사를 실시하는 미국학교의 보안조치 수준까진 도달하지 않고 있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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