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정원 정치개입 전모 밝혀라

여권이 '신민주대연합' 구상을 토대로 정계개편 논의를 가속화하자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세아들 비리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및 총선자금 모금설을 계속 부추기며 맞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가진 뒤 당원과 당직자, 국회의원 보좌진 등 수백여명은 4대의 버스로 이동, 덕수궁에서 청와대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부패정권 청산 규탄시위를 갖고 "대통령이 직접 수습책을 내놓지 않으면 대통령 탄핵과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당원일동 명의의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하며 "현직 대통령 세아들은 물론 수많은 친인척과 측근들이 비리사건에 줄줄이 연루된 수치스런 일이 지구상 어느 나라에 또 있었느냐"면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세아들 구속수사, TV청문회, 국정조사, 특검제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이 권노갑 전 고문에게 사적 정보보고를 하면서 정치자금까지 모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이 정권 비리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듯싶다"며 공세를 가했다.

이날 당3역회의에서 이상득 총장은 "국정원은 국가기관을 감시.균형을 잡는 기관인데도 권 전 고문에게 사적 보고를 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며 "국기문란 사건이자 DJ정권의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재오 총무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을 앞세워 벤처기업들로부터 검은 돈을 거둬들여 선거자금으로 무차별 살포했다는 사실이 김은성 전 국정원2차장, 정성홍 전 국정원 경제과장, 진승현씨 등의 진술에서 확인됐다"면서 "권 전 고문은 그동안 얼마를 받아 분배했는지 양심선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2일 박관용 총재권한 대행도 "국정원이 4.13총선당시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뜯어내 여권 고위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당도 각종 제보를 토대로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실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 막내동생 김대현씨의 첫째 아들 홍석씨가 '월드컵 개막행사를 구실로 한 케이블방송업체로부터 10억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의혹이 일자 "도대체 대통령의 처가도 친가도 온통 비리투성"이라며 "대통령 친인척 중 깨끗한 사람찾기가 백사장에서 바늘찾기보다 어렵다"고 비꼬았다.

한나라당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략으로 현 정권의 도덕성 문제를 계속 부각시키는 한편 자민련과 공조, 5월 임시국회를 유리하게 이끈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또 민주당 노 후보의 신민주대연합 구상을 차단하기 위해 범국민투쟁 등 장외집회로 맞대응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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