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라파트 연금해제…중동사태 새국면

이·美도 해법 골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오랜 연금끝에 풀려나면서 중동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새 중동평화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고 미국 정부도 중동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의 대응과 향후 행보도 주목되는 시점이다.

◇샤론의 새 평화 계획=오는 5일부터 사흘간 미국을 방문하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새로운 중동평화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새로운 평화안과 이스라엘-요르단강 서안 사이에 물리적 완충지대를 구체화한 안보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이 언론은 전했다. 샤론 총리는 미국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와 관련,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중심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요르단강 서안 주변에 완충지대를 설치하고자 한다"며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동중재=미국, 유엔, 유럽(EU), 러시아 등 이른바 중동분쟁의 4대 외교주체는 올 초여름 중동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평화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대표, 조셉 피케 스페인 외무장관 등과 워싱턴에서 4자 회담을 주최했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올 여름 개최할 국제회의를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최상인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파월장관은 국제회의 개최발표와 함께 아라파트 수반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아라파트의 향후 행보와 과제= 연금에서 풀려난 아라파트 수반에게 남겨진 과제는 통치력 재건과 정치·외교적 과제 두가지이다. 먼저 그는 연금으로 드높아진 인기를 기반으로 하루빨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내 통치력을 복구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정치·외교적 과제로 그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는 지도자로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따라서 그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저지하겠다는 다짐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살폭탄 테러를 비롯한 폭력행위를 중단시켜야 하며 하마스를 비롯한 무장단체들의 협력과 지지도 확보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게릴라전을 주도했던 그는 오슬로협정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 국제적 정치지도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깨고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를 선택했다.

이제 아라파트 수반은 인티파다를 계속할 것인지, 평화협상으로 복귀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평화협상으로 복귀한다면 그는 샤론과 마주 앉아 미국의 중재 아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

하지만 협상타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공은 아라파트 수반에게 넘겨졌다. 그가 어느 쪽으로 공을 던질 지 주목된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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