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게이트와 관련되어 구속중인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제출한 항소심 탄원서는 만약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김 전 차장이 탄원서에서 주장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고급 아파트가 고위 공무원, 판검사, 국정원 직원 등에 일부 특혜분양 되었다는 내용이 확인 된 것은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고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내정보를 다루는 책임자였었고 말이 아니고 글이라는 점에서 신뢰는 높다하겠다.
그렇다면 문제는 비리를 밝혀야할 국정원이 비리를 덮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경쟁률이 100대1이었던 분당 파크뷰 주상복합 아파트에 소위 권력기관 사람 130여명에 특혜분양이 이뤄졌다. 그런데 국정원은 사회적 물의를 최소화하기 위해 극비리에 해당자에게 통보해 해약을 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법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법치가 아니었던 군사정부에서나 있을 일이지 법치주의를 들고 나온 국민의 정부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이 아파트의 시행자가 지난해 분당 백궁 정자지구 특혜 용도 변경으로 물의를 빚었던 에이치원개발이라는 데서 의심은 커진다. 에이치원개발은 "경찰 입회하에 추첨을 했고, 특히 아래층 일부는 9월까지도 분양이 되지 않았다"며 특혜분양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률이 100대1이었고 10만명 이상이 방문한 아파트분양이었으므로 납득이 어렵다.
이 땅은 에이치원개발이 매입한 지 3개월 뒤에 중심상업용지에서 주상복합용 업무용지로 바뀌었으며 자본금 20억원의 중소 건설업체가 어떻게 수의계약으로 1천500억원대의 땅을 매입했느냐는 등의 이유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제2의 수서사건이라는 의혹을 받아왔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권력의 개입이 있을 수 있고 관련 공무원과의 유착도 있을 수 있으며 특히 특혜분양이 사실이라면 뇌물수수가 될 수도 있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탄원이고 사안이 사안인 만큼 조사를 않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