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불과 3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대구·경북의 광역단체장 출마구도는 여전히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문희갑 현 시장의 거취가 불투명한데다 박근혜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과 민주당의 후보자 공천 작업도 답보 상태다. 여기에다 출마 의사를 내비쳐온 이의익 전 시장도 주춤한 태도를 보여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조해녕 전 시장과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재용 전 남구청장만이 확실하게 선거전에 뛰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가라앉아 있으며 후보자들도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한나라당 당적인 문 시장이 탈당후 무소속 출마를 한다면 반 DJ나 반 민주당 정서가 선거 쟁점에서 힘을 잃을 것"이라며 "결국은 문 시장 거취에 따라 선거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볼 때 20일을 전후해서야 문 시장의 최종적인 출마 결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신당 후보설이 나돌던 이의익 전 시장은 선거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재출마 의지를 보여왔으나 최근들어 한발 물러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무소속이나 신당 모두 현재로선 승부를 걸기가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며 "자금이나 조직에서도 열세에 있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지난 4일 선관위 주최로 열린 '시장 후보자 공명선거 다짐대회'에도 불참했다.
민주당과 신당은 아직 후보 윤곽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 전 남구청장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으며 신당은 후보로 이 전시장과 이정무 전 장관 등을 거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인선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출마를 선언한 조 전 시장과 이 전 남구청장은 이미 캠프 구성을 끝내고 지지세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탓에 '나홀로' 선거운동에 그치고 있다.
조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한동안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 상견례에 나섰으나 상대측에서 문 시장을 의식한 탓인지 조심스러워 해 그만두었다"며 "다른 출마자가 확정될 때까지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지사 선거구도는 대구보다 더 조용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정계개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자민련의 사정상 지방선거 공천자를 빨리 낼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의 상황은 너무 조용해 이채롭다.
무소속의 활동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예년 같으면 각 정당이 나서 상대당 후보에 대한 비판도 하고 또 이들을 통해 선거전의 열기를 고조시킬 때가 이미 지났음에도 아무 소식이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이의근 현 지사의 '무투표 당선'을 거론할 정도다. 지난 98년 선거 4개월 전부터 사무실을 얻고 비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데 비하면 대단히 대조적인 분위기다. 때문에 이 지사가 당락보다 전국 최고 득표율 달성으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제고하려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지사도 한나라당의 지역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이다. 선거사무실도 최근에야 도청 인근에 마련했고 선거캠프 구성도 대강 마무리했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종전에는 거의 모든 행보를 이벤트화할만큼 언론보도에도 신경을 쓰던 모습과는 판이하다.
그럼에도 명색이 집권 여인 민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후보를 공천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도 출마 의사를 밝힌 박준홍 경북도지부장이 8일 자민련 중앙당 후원회 이후 본격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져 이 지사의 '독주'를 허용할 것 같지는 않다.
이동관 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