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령시 축제 7일 개막

'2002년 대구 약령시축제'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7~12일까지 6일간 약전골목, 약령시 전시관, 수목원, 전시컨벤션센터 등 대구 전역에서 펼쳐질 '2002년 대구약령시축제'는 '한방문화'(韓方文化)를 주제로 한 이색적인 축제.

대구시가 약령시 재개장 행사를 가진 1978년 이후 25년만에 시민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대구 약령시축제의 현장과 이 축제를 독특한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본다.

◇5월에는 대구로 오세요

대구 약령시축제는 지역축제들 가운데 특별난 재미를 갖고 있다. 그냥 축제현장을 돌아다니기만 해도 약초·들꽃·한약·전통한방 체험의 은은한 향기가 어우러져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멋과 흥이 있다.

대구 사람들의 삶의 현장인 약전골목에 판을 꾸미는 이 축제는 개막행사, 전통한방 체험행사, 전시·판매행사, 부대행사, 약초꽃잔치 행사, 경연·공연행사 등 크게 6가지 행사, 26개 세부종목으로 구성돼 도심 문화축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대구 약령시축제는 우선 넉넉하게 시간을 내 겉과 속을 여유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약령시축제는 크게 보는 축제와 참여형 축제로 구성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농악.취타대 연주의 길놀이, 제례악과 함께 염제 신농씨를 기리고 약령시 발전과 시민의 건강을 비는 고사 등은 대표적인 보는 축제.

드라마 허준에서 보던 의녀 복장의 예진아씨 수십명이 풍로에 약탕기를 얹어 달여내는 십전대보탕·옛 궁중보약 경옥고·약령차 등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통한방 체험행사인 약썰기와 약첩싸기 체험에는 본인이 썬 한약재를 가지고 갈 수 도 있고, 한방떡메치기와 약령시 전시관 2층에재현한 옛날 한약방, 한방유물자료 1천여점도 구경거리.

약초꽃동산의 경우 보약·독약·희귀약·첩약 등 주제별로 나눠 꾸미며, 옛 대구제일교회에서 약령시 전시관으로 통하는 길에는 약초터널이 조성된다.

약전골목, 한약재 도매시장, 달비골에서 열리는 청년 허준 선발대회, 한약재 썰기 경연, 우리약초로 만든 천연색깔전, 약초꽃사진전, 야생화전시도 볼만하다.

◇대구 약령시

대구 약령시축제는 345년전인 1658년(효종 9년) 경상감사 임의백이 대구읍성 북문 근처 객사 뜰에 봄.가을로 약령시를 연게 효시다.약령시가 열리면 조선팔도의 의생들과 한약객상들이 몰려 며칠씩 묵으며 가져온 약재를 팔기도 하고 일년동안 쓸 약재를 사갔다.

서울 경동약령시축제, 전주약령제전, 서울 강서구 구암(허준)축제, 금산인삼축제 등 전국의 7개 한방축제 가운데 가장 연륜이 깊은 대구 약령시축제는중앙로에서 서성로를 동서로 잇는 약전골목 7백여m에서 열린다.

이 곳에는 한약방.한의원.한약도매상.제탕원.인삼사.제환원.제분소 등 350여한방관련 전문업소가 있다.

한의원과 한약방 등에는 수십년씩 된 약장과 각종 장식품들(약재.약기.박제.사진.그림.액자.족자 등)이 운치를 더한다. 한약도매상인 약업사는 약재를 판매하는 업소이기 때문에 전시공간과 한약진열장 가득히 수백종의 한약재가 원형 혹은 가공된 형태로 진열되어 있다.

◇약령시가 뜨려면

이러한 대구의 약령시를 관광명소로 만들려면 일년 중 6일만 축제를 여는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선 고풍미를 잃어버린 약전의 정통 풍치를 복원해야하고 한방과 관련된 문화서비스 개발, 약전골목의 노상주차장 문제 해결 등도 시급하다.

고풍미 복원은 약전골목 일대의 업소들이 거시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한다.전통의 맥을 지닌 한방거리임을 느낄 수 있도록 황토와 기와 그리고 나무소재를 이용한 점포 가꾸기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올해는 약령시 동서 입구 양편에 전통미를 살린 상징문을 설치, 약전 테마거리임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약령시 소골목 요소에 세워질 4개의 홍살문은 약전의 풍치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재한 약초식물원.약초재배군락지.한방병원.한약제조공장.약초목욕탕 등 관련 산업을 약령시 관광자원과 연계시켜 효과를 높여야 한다.

또 역사 문화유산으로서의 약령시의 중요성을 감안, 약령시 전시관에 약재 체험실이나 한약초 재배강의, 동의보감 등 옛 의서에 나오는질병의 진단법과 처방전, 약재와 관련된 고문서 영인본의 상품화 등을 통해서 이용자를 꾸준히 늘려가야한다.

약전골목에 한방전문음식점과 찻집, 한방전문상품판매점, 한방사우나실 등을 개설하는 것도 한 방법. 주차장 확대나 일방통행 지정으로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방 테마투어 개발하기

약령시축제를 경쟁력 있는 문화축제로 키우려면 독창성과 재미, 그리고 방문객을 붙잡으면서 주머니를 열게 하는 전략이 동시에 이뤄져야한다.

관광여행사와 연계한 한의약문화 체험관광 상품 개발과 약령시 한방체험 일주, 한방테마투어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올해 축제 기간동안에는 약전골목에서 한의학 박람회장, 약초탕, 경산대의료원.

비슬산 휴양림. 대구수목원, 서문시장 쇼핑 등을 연결하는 한방테마투어가 개발돼있지만 축제 기간 뿐만 아니라 상설 한방테마투어가 필요하며 포도주스 처럼 가정에서 상용할 수 있는 포장 한방음료 개발, 수험생을 겨냥한 총명탕 제작, 여성들을 위한 한방 다이어트실 운영, 무료 한방건강학 강의 등 섬세하고 철저한 약령시 살리기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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