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이 중립적 선거관리와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적을 정리키로 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이 탈당한 전례가 있는 만큼 현직 대통령의 탈당은 이제 관례화된 느낌도 든다. 그러나 9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창당했던 DJ가 자신의 손으로 만든 당을 벗어던지고 탈당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기만 하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소장파 의원들의 정풍 운동때 중립선거관리와 국정 전념을 내세워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 평 당원으로 물러났었다. 그 이래 "민주당을 탈당하고 중립 선거내각을 구성하라"는 야당 요구에 대해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탈당은 하지 않겠다"고 당적을 고수해 왔었던게 그 동안의 사정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정당정치에서 탈당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그런 터수에 김 대통령이 이제와서 새삼스레 "국정 전념…"운운하며 다시 탈당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솔직히 말해 정치 책략의 인상이 더욱 짙다. 지난해 민주당 총재 자리를 물러남으로써 'DJ대 반(反)DJ'의 정치구도를 무너뜨리고 '보수대 개혁'으로 선거판을 짜기에 성공한 김 대통령이 이번엔 탈당 카드로 또한번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강하게 든다.
사실 노무현 후보에게 김 대통령의 실정(失政)과 세 아들의 비리는 그야말로 역풍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김 대통령의 탈당이야말로 이 역풍을 막아 노무현씨를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용'으로 의심받을 만한 것이다.
그런만큼 김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민주당 탈당이 국정에 전념키 위한 것이지 결코 여당 후보를 위한 '위장 탈당'이 아니란 것을 몸소 보여서 국민들의 의혹을 씻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김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중립내각을 구성해야할 것이다. 또 각종 정치자금에 일절 관여 않아야 할 것이며, 세 아들의 비리진상이 확실히 규명될때 김 대통령의 위장탈당시비는 자연히 가라앉을 것임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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