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앞날 걱정 태산

포스코 일부 계열사들이 석연찮은 과정으로 타이거풀스 주식을 산데다 이 일이 있기전에 유상부 회장이 홍걸씨를 영빈관에서 만났으며, 이와 관련해 일부 임원의 실언(失言) 파문까지 일면서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취임한 유 회장이 일체의 외부 간섭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정치권과의 음성적 고리끊기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터여서 일부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포스코 주변을 가장 놀라게 한 대목은 유 회장이 직접 홍걸씨 등과 만났으며 비리혐의로 구속된 최규선씨의 중개로 일부 계열.협력사들이 타이거풀스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

홍보담당이자 대변인인 유병창 전무가 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희호 여사의 요청으로 유 회장이 홍걸씨 등을 만났다고 한 것은 확인을 잘못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 대부분 직원들의 분위기였다.

타이거풀스 주식매입도 회계법인의 자료를 토대로 충분히 검토했으며 통상마찰 등의 문제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회장 어록(語錄)을 되짚어보면 배치되는 점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청와대와 회장, 회사와 핵심 계열사등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 담당전무가 '확인부실' '실수' 등의 이유로 사실과 다른 답변을 언론에 했다는 것은 심각한 해사행위라는 반응도 상당수여서 이번 파문의 내부적 파장 또한 예상외로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는 별개지만 특혜분양 의혹을 빚고 있는 파크뷰 아파트 사건에 포스코건설이 직간접으로 연결됐다는 것도 포스코 본.계열사 직원들을 힘빠지게 하고 있다.

파크뷰 부지는 당초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이 토지공사로부터 매입, 대규모 쇼핑센터 건립 등 이른바 '분당프로젝트'를 추진하다 IMF 사태로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 사업을 포기했던 곳.

현재 포스코건설은 이 사업의 시공을 맡고 있어 파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손해만 봤는데 구설수까지 타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데 대해 자괴감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이번 파문의 이면에는 정치권력을 비롯한 부당한 외부세력의 개입설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데다 향후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회사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포스코가 비록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됐다고 하지만 지방선거나 대통령선거에서 의혹과 쟁점으로 부각됨은 물론 대선 이후 정권인수위원회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포스코맨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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