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말 바꾸기 너무 심하다

최근 각종 비리가 터지면서 여러 가지 거짓 변명이 나오고 있으나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는 대변인 해명을 통해 최근 유상부 포스코회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주선으로 대통령 아들 홍걸씨를 만났다는 발표는 '잘못 이해한 데서 온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그런데 그 번복 이유가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있어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홍걸씨와 만난 유상부 회장이 '홍걸씨와 만났다'고 한 것을 '이 여사가 주선해서 만났다'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홍보담당 전무가 이 여사의 주선 문제를 잘못 알아들었다든지, 확인 없이 발표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특히 5일 발표 당시에는 유병창 전무는 "청와대에서는 이희호 여사 주선을 부인하고 있는 모양인데..."라고 했다는 보도도 있고 보면 이는 청와대 압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논평할 가치도 없다"며 이 여사 주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따라서 양쪽 중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조사를 통해 이는 밝혀져야 하고 또 거짓말을 한 쪽은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그 뿐인가. 백궁 정자지구 파크 뷰 아파트 특혜분양 관련으로 해명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당 김옥두 의원의 경우도 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들과 사돈 등 3채를 분양 받아놓고도 '아들 분양'에 대해서 묻자 딸의 분양이 와전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또한 '사돈 명의 아파트는 해약했다'고 했으나 해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김 의원이 분양받은 23층 78평형은 '로열층이 아니고 분양 3일째까지 한 채 남아 있었다'고 했으나 분양회사측은 로열층이며 첫날 분양이 끝났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설훈 의원의 오락가락 폭로에 이어 비리관련 해명성 발언들이 모두 낮뜨거운 수준이다. 공인의 말이 이처럼 신뢰가 낮아서야 언제 투명성이 높은 신뢰의 사회를 구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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