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하늘 고추

몸은 춤의 수단이면서 발견하고 성찰하는 대상이다. 섹슈얼리티에 대한 호기심은 억압에 눌린 세계를 되찾으려는 안간힘이다. 그 몸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극단적 이분법으로 구분되면서 인간의 무한한 다양성은 억제되고 육체적, 정신적 자유까지도 통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6~18일(오후 8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제14회 정기공연 '하늘고추'(예술감독.안무 안은미)는 몸과 성에 대한 이야기.

몸을 둘러싼 욕망과 편견, 성을 둘러 싼 억측과 궤변에 대한 강렬한 도전일 수 있다. 이번 춤 프로젝트는 몸을 춤이라는 텍스트의 언어적 기호로 삼는 일과 춤을 추는 몸으로부터 몸을 읽어내고 몸을 발견하는 이중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몸을 추는 몸, 몸이 비추는 몸, 읽혀지고 재현되는 대상인 몸과 그 몸을 추는 몸은 하나의 몸에서 갈라진다. 이는 현대무용의 자기정체성을 찾으려는 몸부림이라고 할까.

'하늘고추'는 몸과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모든 고정관념과 기억, 상상의 중심으로부터 달아난다. 이같은 탈주와 일탈의 몸짓은 생식중심적이며 성기중심적인 성의 신화를 향한 야유이다.

남근이 구축한 몸이 신화적 몸이라면 실재의 몸은 땀이 흐르는 몸, 털로 감싸인 몸, 근육으로 일그러진 몸이다. 이번 공연은 그런 몸의 대립적 세계를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공연에는 시립무용단원 이외 박동길(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 대구시지회장), 전연희(한국체육대 강사), 안영준(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전문사 과정)씨 등이 특별출연하다.

현대무용가 안은미씨가 시립무용단 상임 안무자를 맡은 이후 '대구별곡', '성년파는 소녀'에 이어 3번째 작품인 '하늘고추'. 파격적이며 다소 난해한 안씨 특유의 무용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안씨는 "이번 공연에서 보여 줄 춤은 춤과 몸의 이중성을 성찰하는 춤이며 또한 몸의 세계를 성찰하는 춤이다"며 "몸과 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확장을 목표로 연출했다"고 말했다.공연시간 1시간20분. 053)606-6122.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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