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크기에서 벌어지는 초미세공정을 마치 영화를 보듯 실시간으로 투시·관찰할 수 있는 'X-선 투시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포항공대 제정호(신소재공학과 국가지정연구실) 교수 연구팀은 8일 기존 X-선의 해상도와 선명도를 대폭 향상시켜 물질 내부구조를 나노(1nm=10억분의 1m)단위까지 볼 수 있는 신기술을 3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했다고 밝혔다.
스위스(EPFL)·대만(중앙연구원)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지 9일자에 '전기도금시 기포 위의 금속증착 현상(Building on Bubbles in Metal Electrodeposition)'이란 제목으로 발표된다.
연구팀은 초미세 X선 투시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한 결과 금속 위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한 기체 거품이 형성되고, 이 거품 위에 전기도금을 하기 때문에 각종 전기도금시 결함이 발생함을 완벽하게 규명해냈다.
이처럼 초미세 현상을 비파괴적으로 관찰하는 이 기술은 기존 X선 사진촬영에 비해 훨씬 짧은 시간에 수천배 이상 향상된 이미지를 제공한다. 또 의과학, 재료과학, 고생대 화석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의료분야에 적용될 경우 미세혈관의 연동운동, 체내 극소형 의료기기의 동작, 항암약물과 인체의 상호작용, 암 종양의 파괴 등을 고배율로 실시간 투시·관찰할 수 있는 최첨단 현미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정호 교수는 "이 기술은 생명과학, 신소재 및 반도체 소재 연구, 나노기술 연구 등 다양한 첨단과학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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