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는 13세 때 동갑내기인 카스투르바이 마칸지와 결혼하여 하릴랄, 마닐랄과 데바다스 등 아들 셋을 두었다. 위로 형제는 간디가 20세 전후로 어쩌면 철부지일 때 낳았다. 이 가운데 막내인 데바다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버지 간디의 속을 많이 썩였다.
데바다스는 커서 간디가 여행이나 여러 행사에 참석할 때 수행원으로 따라 다녔고, 아힘사(비폭력)에의한 불복종 운동에 앞장섰고 그 유명한 소금의 행진 때도 참가하였다.
그러나 둘째 마닐랄은 한때 골치 아픈 아들이었다.간디가 영국 지배 하에 있는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인 권익 보호를 위하여 사티아 그라하(비폭력 저항) 운동을 한창 전개하고 있을 때 이 마닐랄은 어떤 유부녀과 불륜관계를 가졌다.
이를 알게 된 간디는 이 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겠다는생각에서 금식을 단행하였고, 앞으로 어떤 결혼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부인의 간곡한 설득으로 마닐릴이 35세 때 결혼을 허락하였다.
그런데 마닐랄은 이슬람교도와 결혼하겠다고 해서 간디가 극구 이를 말렸다. 만일 그렇게 결혼하면 모든 인간관계를 끊겠다고 하여 마닐랄은 하는 수 없이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그 후 간디가 창간하여 그에게 맡긴 '인디언 오피니언'지의 운영 책임자로 역할을 잘 해냄으로써 남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인도인 재산 보호와 권익 신장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그런데 장남 하릴랄이 문제였다.간디의 용기있는 '자식사랑'
남아프리카에 있던 18세의 하릴랄은 한때 아버지의 강권에 못 이겨 반정부(영국) 투쟁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만류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위하여 인도로 돌아갔다.
이때 간디는 그의 형 락스미다스에게 편지로 나는 그 아이와 의절(義絶)한 상태이니 그가 결혼하든 말든 자기와는 상관없다고 알렸다.
이 후부터 하릴랄은 술에 취해 돌아다니고 이상한 여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아버지 명성을 이용해서 사업자금을 모으기도 하였다. 이때 사기 당한 어떤 사람이 간디에게 "마하트마님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하릴랄의 권유로 투자를 했는데 떼이게 되었다"고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간디는 자기가 발행하는 '영 인디아'지에 그 편지에 대한 회답을 공개하였다. "맞습니다. 나는 하릴랄 M 간디의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그 아이는 내 장남이고 지금 나이가 서른여섯이 넘었고 네 자식의 아버지이고…중략…. 나는 그 아이의 여러 가지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아이를 사랑합니다.
아버지의 가슴이라는 것은 아이가 안기고 싶어 하는 즉시 받아들이게 마련입니다. 당신의 거래에서처럼 명사(名士)의 이름에 현혹되어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경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어떤 사람이 선(善)하다고 해서 그 자식까지 선(善)하란법이 없습니다". 그 후에도 하릴랄은 변한 것이 없었고 어머니 카스투르바이의 임종시에는 완전 폐인이 되어 찾아왔다. 간디의 장례식 때에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행렬의 뒤를 따랐을 뿐이다.'자식잘못' 세상에 알려 용서빌어
자식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식에 대하여 누구도 장담을 할 수 없다. 우리 집 아이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이다. 또 자식을이기는 부모도 없다고 한다. 이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왜냐! 그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부모 자신의 자존심, 명예, 그리고 부(富) 그 모든 것에 앞서기 때문이다.
공자는 아비는 자식의 잘못을 덮어주고 자식은 부모의 허물을 감추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하였으나 자식의 잘못에 대하여 부모가 솔직히 그 잘못을 고백하고 사죄하는 것은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하여 많은 공인(公人)의 아들들의 문제가 늘 말썽이 되고 있는데도 그 어느 누구도 '이번에 말썽을 일으킨 아무개는 저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그놈이 이런 이런 잘못을 했습니다.
이 모두가 아비인 나의 잘못입니다.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없도록 할 것을 이 아비가 다짐합니다.
그러면 국민 모두의 가슴이 얼마나 후련하겠는가. 김대중 대통령은 늦게나마 이제야 자식의 일에 대해서 말을 꺼내었다. 그런데 자기 자식의문제를 남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은 부모로서 도리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참으로 안타깝다. 새삼 간디의 용기가 더욱 우러러 보인다.
정희돈(영남대학교 교수.자연자원학부)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