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시장 사법처리 초읽기

문희갑 대구시장에 대한 검찰 사법처리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정 총괄책임자 유고에 따른 월드컵과 내년대구하계U대회 준비, 대형 민자사업 유치,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 내년 지역 SOC 국비예산 확보 등 대구시의 대형 현안사업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문 시장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이들 프로젝트들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에 그의 공백이 대구시정 공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시청 안팎의 분석이다.

월드컵 개최도시 시장으로서 조직위원회 위원과 대구U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들 행사를 총괄 지휘해 온 문 시장의 공백은 행사 준비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제사회로부터는 성공적 개최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신뢰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구U대회 관계자는 "현재 대구를 방문중인 하계U대회 감독위원들이 문 시장의 거취와 앞으로의 대구시대처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공세를 펼치고 있어 난감하고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의 골프장 건설과 특급호텔 건립, 삼성그룹의 상용차 대구 대체투자 문제 등 대형 민자사업이 안개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없지않다.

당장 문 시장의 소환으로 호텔과 골프장 유치와 관련, 8일 낮 서울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기로 한 약속이 불발, 관련 사업이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롯데측의 대구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합의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돼 왔다.

또 지난달 문 시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삼성의 상용차 대체투자 및 퇴출에 따른 지역 피해 최소화 문제도 실무협의가 유보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실무협의가 늦어질 경우 자칫 삼성상용차 공장부지에 대한 투자업체를 다시 찾아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시 관계자와지역 경제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2차 섬유산업 육성계획)도 중앙정부의 지원속에 추진됐으나 국비지원 속도와 규모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문 시장은 지역 섬유산업의 구조고도화를 목표로 지난 99년부터 내년까지 6천800억원이 투입되는 밀라노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섬유업계의 협조와 정부예산 확보에 힘을 기울여 왔다.그러나 밀라노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대구경북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의 공동의장인 문 시장의 제역할이 어려워 민-관 공동사업의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조성할 밀라노프로젝트 최대 사업인 '패션어패럴밸리'(사업비 3천7억원)가 현재 문화재발굴조사 에너지 사용계획, 농지전용 등 중앙부처 협의를 앞두고 있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또 당장 눈앞에 닥친 내년 중앙예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는 지하철과 U대회, 대구선 철도이설사업 등 25건에 국비 9천253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번달 말까지중앙부처와 예산협의를 끝내야 돼 예산확보 난항이 점쳐지고 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지역 대형 프로젝트를 문시장 개인이 추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 남지않은 지방선거에서 차기 시장이 선출되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공식적으로는 김기옥 행정부시장 중심으로 행정조직의 안정과 현안사업 추진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문시장의 사법처리가 확정될 경우 지역현안 표류와 시정 업무공백 장기화가 빚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대구시 한 관계자는 "문 시장 개인문제인 만큼 조직내부 동요를 막고 일상적인 업무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강병서.김병구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