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연말의 대통령 선거 후보를 확정, 16대 대선전(大選戰)이 사실상 막을 올렸다. 현 정권의 실정(失政)과 부패에 전 국민이 염증을 느끼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 쏠리는 국민의 기대와 열망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그러나 대선전의 서막을 열고 있는 양당의 자세는 양측 모두 국민적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우리를 허탈케 한다. 양당 모두가 이전투구의 폭로전인 가운데 한나라당은 장외 투쟁으로 영일이 없으니 이런 식으로 대선전을 치르는 나라가 세상에 또 있을지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기만 하다.
물론 비리의혹은 당연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만 시급한 경제와 민생관련 정부 입법안 13건중 2건을 겨우 처리하곤 아예 일손을 놓고 장외투쟁만 일삼는다는 것은 아무리 그 명분이 뚜렷하다 해도 이를 환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양당이 일상적인 의정활동은 그대로 하면서 대선 정국은 또 그것대로 이끌 것을 촉구한다. 아무튼 양당의 대선 후보 모두가 대선후보감으로서는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자기 당(黨)후보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신있는 후보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주는 작업부터 해야할 것이다. 말이 왔다갔다하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책임정치를 다짐해야 한다면 3김정치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회창 후보가 3김을 청산하고 독자적인 이회창 브랜드를 제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대선은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이끌 참신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막중 대사(大事)다. 따라서 여야는 자기 당(黨)의 후보를 내세움과 동시에 100년 앞을 내다보는 한국 경제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하고 또 국민 대화합과 남북관계에 대한 공약의 밑그림을 준비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날마다 장외투쟁이요 폭로 공방이니 이런 식의 대선전이 앞으로도 계속될까 두렵다. 한나라, 민주 양당은 국회로 당장 돌아가라. 하다못해 월드컵 때까지만이라도 비효율적인 정치 공방을 중단하라는 것이 국민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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