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희완씨 왜 못잡나

검찰은 꾸물대다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을 놓쳐버렸고 이번엔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마저 꼭꼭 숨어버렸다.

곧 소환될 대통령 막내아들 김홍걸씨의 비리부분을 캐는데 최규선-최성규-김희완 이 '3인방'의 검찰조사가 필수조건임에도두명은 떨구어버렸으니, "국내에 숨은 김희완씨마저 못잡는 이유가 뭐냐"하는 국민적 의혹을 자초한 상황이 돼버렸다.

오죽하면 과소비추방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까지 김씨 체포에 444만4천원의 현상금까지 걸었을까. 이 금액은 바로 권력형비리의영원한 추방(死)을 의미하는 숫자라고 한다.

잠적한지 이미 20일이 넘었고 김홍걸씨의 귀국도 내주로 예정돼 있다. 여기서 김씨 체포가 계속 늦어질 경우 최 전 총경의 미국 도피때처럼 김씨의 국내도피에도 뒤 봐주는 조직의 '리모트 콘트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결국 검찰은그 '리모콘'에 대한 수사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최규선게이트에서 김씨의 역할은 아주 핵심적이다. 구속된 타이거풀스의 송재빈 대표와 최규선씨를 연결,'게이트'의 핵심인 체육복표 사업자선정 로비의 단초를 제공했고, 타이거풀스와 포스코의 70억원 주식거래에 개입했으며 모건설업체로부터는 고도제한 청탁과 관련, 1억원을 김홍걸씨에 건네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타이거풀스주식의 검은거래 의혹에 휘말린 포스코의 고문으로 들어가 9천여만원의 연봉까지 받아왔으니 명실상부, 그는 최규선-김홍걸 게이트의 핵심이다. 더구나 그는 최규선씨의 검찰출두에 대비한 대책회의 멤버였고,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측이 최씨돈2억5천만원을 먹었다는 설훈 의원 폭로의 '정보 소스'로 지목받고 있지 않은가.

김희완씨는 이처럼 너무 많은 사건들에 연루돼 있다. 따라서 최성규.김희완이 빠진 김홍걸씨 조사는 미완(未完)의 수사가 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김씨의 체포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리모콘'의 존재를 더욱 믿게 되고검찰은 '못믿을 검찰'로 돼버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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