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월드컵 태극전사-김태영

히딩크호의 스리백 라인에서 왼쪽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한 김태영(32·전남 드래곤즈)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저돌적인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별명도 이에 걸맞게 '아파치'.

수비수이기에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적도 없지만 성실함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인정받아 히딩크 부임 후 꾸준히 대표팀의 수비라인을 지켜왔다.

김태영은 동아대 재학 때인 지난 90년 대표팀에 발탁, 92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첫 대표팀간 경기(A매치)에 데뷔했고 94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본선에서는 뛰지 못했고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도 못했다.

그의 저돌적이고 전투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차범근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올림픽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활약한 김태영은 차 감독의 부름을 받고 97년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 이민성과 함께 대표팀의 수비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첫 월드컵 본선 무대인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세계무대의 높은 장벽만 확인했다.

이민성, 김도근 등과 함께 대표팀 수비라인에 동참한 김태영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에르난데스에게 2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또 0대5로 대패한 네덜란드전에서는 후반 최성용과 교체투입됐으나 베르캄프와 호에이동크를 막지 못해 세번째와 네번째 골을 허용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벨기에전에서도 김태영은 선발 출전, 끈질긴 대인마크로 1대1 무승부에 큰 기여를 했으나 '붕대투혼'을 펼친 이임생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이것이 보약이 됐을까. 히딩크 감독 취임 후 김태영은 송종국, 최진철 등과 함께 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줄곧 확고한 자리를 지켜왔다.

또 지난달 유럽전훈에서는 홍명보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지시에 따라 처음으로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됐다.

홍명보와 황선홍 등 고참과 어린 후배들 사이에서 '중고참' 주장의 역할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지만 김태영은 경기장 안에서는 '호랑이'로, 밖에서는 후배들을 다독거리는 '친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김태영은 대표선수 가운데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에 이어 4번째 많은 A매치 출전기록(73회·4월24일 현재)을 갖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출생지=전남 고흥

▲체격=180㎝/73㎏

▲출신학교=녹동초-고흥중-금호고-동아대

▲소속팀:국민은행-전남 드래곤즈

▲경력:90년 대표 선발, 93년 유니버시아드 대표,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예선 출전, 95년 코리아컵국제축구대회 및 마라도나 재기전 출전,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대표, 98년 프랑스월드컵 대표

▲A매치 데뷔 :92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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