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농촌을 상징하는 대표 곤충인 '반딧불이(개똥벌레)'가 우리 곁을 떠난지 오래다. 농약과 제초제, 화학비료로 실개천이 오염되고 개천과 용수로의 콘크리 트 구조물때문에 반딧불이를 비롯 숱한 자연생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청정환경의 마지막 보루인 농촌마저 자연생태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무너지면서 뒤 늦게 '반딧불이'와 '수달' 등 옛 모습을 되살리려는 생태 복원 방안을 서둘러 찾고 있다.
경북에서는 '육지 속의 섬'으로 아직도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영양과 봉화에서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딧불이 생태환경 복원과 함께 이를 관광 자원화하려는 작업들이 한창이다. 봉화에서는 반딧불이 모임까지 결성돼 활동이 대단하다.
◇영양 수하계곡
도심과 떨어져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영양군 수비면 수하계곡. 20여km에 걸쳐 뻗은 수하계곡은 울창한 숲과 시원스런 물줄기에다 맑은 공기, 아 름드리 소나무 숲, 강바닥이 다 비치는 냇가, 기암괴석들이 어울려 마치 신선계( 神仙界)에 들어온 듯하다.
영양군은 이곳에다 반딧불이 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수하계곡의 장수포천 물길 을 끼고 있는 지프네(深川)마을 주변이 반딧불이 등 곤충의 생태 보고(寶庫)인 것 으로 확인됐기 때문.
안동대 생물학과 이종은 교수팀이 야간 곤충생태 조사를 벌인 결과 서식환경이 본 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애반딧불이.늦반딧불이 .파파리.운문산반딧불이 등 4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것도 조사됐다. 학계에 보 고되지 않은 하늘소종류의 갑충류 1종을 비롯, 사슴벌레 등 수백여종의 곤충서식 도 관찰됐다.
조사결과 낮에는 초본성인 노린재류가 채집됐고 밤에는 옥색긴꼬리 산 누에나방. 붉은 뒷날개나방.사슴벌레류.된장 잠자리 등 61과 136종의 곤충류가 있었다. 특히 반딧불이의 먹이인 달팽이류와 논우렁이.참다슬기가 풍부하게 서식해 보호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밖에 참개구리와 산개구리.무자치.누룩뱀 등 8과 13종에 이 르는 양서.파충류와 꿩.멧비둘기.박새 등 7과13종의 조류도 확인됐다. 이에 영양군은 최근 이곳 39만4천㎡에다 45억원으로 생태공원과 생태학교를 조성 하고 있다.
우선 수하계곡의 장수포천 생태를 복원하는 일과 마을.하천.습지.농수로 등을 정 비해 반딧불이.나비.잠자리 등이 살기좋은 생태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폐교된 수 하분교에는 전시관.체험관.사육실 등과 체험 관광객을 위한 방갈로 등을 조성해 생태학교로 운영한다는 생각이다.
학습공간에는 생태전시관과 연구소는 물론 나비.잠자리.반딧불이 사육과 관찰장, 야생식물원, 오수자연 정화연못, 야외생태 교육장 등을 만들고 생태공원에는 생태 연못, 잠자리공원, 수변식물관찰장, 수서곤충 관찰장 등 습지 생태공간을 만든다.
김종길(농업과학기술원 잠사곤충부)연구회원은 "폐교와 청소년수련원까지 1km를 반딧불이 관찰로로 활용하며 가로등을 없애고 차량통행을 최소화, 불빛을 차단해 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대학교 진병래교수도 "반딧불이 관찰지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나비와 반딧불이 및 기타 수서곤충을 연중 관찰 가능한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양군은 인근 마을주민들을 동참시켜 '수하 반딧불이 보존회'를 구성, 농약과 비료사용을 자제하고 하천과 마을을 정비해 반딧불이 서식환경을 만드는데 주체적 으로 참여토록 했다.
군은 또 생태공원 조성을 통해 학생들의 생태조사.답사와 반딧불이 체험관광을 유 도하고 인근의 문학테마 자원과 연계, 살아있는 생태.문학 테마관광으로 자원화한 다는 복안이다.
군은 '반딧불이 천국, 영양만들기'로 전국 제일의 자연생태공원을 만든다는 야 심찬 계획 아래 앞으로 '농산물 반딧불이 등급제'와 '반딧불이 농산물 표시제 ' 등 청정농산물 생산의 기틀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영양군 김수용(47) 관광담당은 "수하 반딧불이 생태공원은 반딧불이 외 수생생물 과 농생물 등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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