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탄두 10년간 70% 감축

◈군비 절감…경제 개선미국과 러시아가 13일 핵무기 감축에 합의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24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감축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 합의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워싱턴-모스크바간 새 전략안보관계를 포함, 양국관계 전반에 관한 기본원칙을 담을 공동선언문도 다음주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군축협정 타결 의미=미-러 새 군축협정은 무엇보다 세계 핵강국인 양국이 지난 1945년 2차대전 종전이후 자유.공산진영으로 갈려 동서냉전의 대결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협력구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상징적 의미가 있다.

군사적으로도 미국과 러시아는 제1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에 따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약 7천기, 5천800기의 핵탄두를 2012년까지 1천700~2천200기 수준으로 줄이게 된다. 이에 따라 양국은 핵무기 보유 및 비축에 따른 국방비 부담을 줄여 현대전에 걸맞는 국방 개혁과 군사비 감축을 통한 국방 예산 및 경제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미국 부시대통령 입장에서는 핵심 정책공약인 미사일방어체제 구축과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대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초기 단계 정지작업을 일단 마무리한 셈. 특히 미국은 이번 핵무기 감축을 통해 러시아와 새로운 동반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주적'으로 상정해온 중국을 겨냥한 군사외교 행보에도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전력균형 변화 전망=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의 1차 유럽순방시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부시-푸틴간 첫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핵 군축 문제를 약 11개월만에 협정타결로 마무리 지었다.

이번 핵 군축협정 타결로 워싱턴-모스크바-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베이징-도쿄를 축으로한 세계전략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럽 최대의 위협세력이었던 러시아와 새로운 동반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유럽 서방진영에 대한 군사정치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또 부시 행정부는 향후 이라크 등을 겨냥한 테러전 확전에 있어서도 국제연대 강화의 발판을 강화하게 됐다고 외교소식통들은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핵 군축협정에 서명한 뒤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나토-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 러시아의 나토 합류문제를 매듭 지을 예정이다. 세계 핵전력 및 군사균형 변화 기류는 이번 나토-러시아 정상회담에서 그 첫 가닥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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