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기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작곡가 박태준 선생님의 '동무생각'이다.
필자는 요즈음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 학창시절 음악 실기 시험을 치면서 이 노래를 불러 최고 점수를 받고 "너는 성악을 전공해야 되겠다"고 하신 음악 선생님의 말씀 때문만은 아니다.
일찍이 우리나라 교회음악과 합창음악 분야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셨던, 대구가 낳은 보배로운 음악가 박태준 선생님이 1922년 암울했던 식민지 현실에 질곡하던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기쁨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곡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방송 뉴스를 틀거나 신문 보기가 겁이 난다. 3홍(弘)이 관련된 비리 의혹으로 온나라가 떠들썩 하더니 드디어 대통령 '탄핵과 하야'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월드컵은 코앞에 다가왔는데 자치 단체장들은 줄줄이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 충격을 더해주고, 얼마 안되는 카드빚 때문에 천하보다 귀중한 목숨을 버리는 물질만능주의와 퇴폐주의로 타락해가는 시대가 돼 버렸다. 도대체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동무생각의 노랫말처럼 우리들의 모든 슬픔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도 아카시아꽃이 눈꽃처럼 드리워진 집 뒷 동산을 산책한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진다.
산들바람의 지휘에 따라 목련화의 서곡에 이어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이름 모를 우리의 들꽃과 풀잎의 합주가 어우러지더니 이제는 아카시아가 온 동산을 하얗게 물들이며 향긋한 꽃냄새로 그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초목들은 이제 녹색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곧 다가올 여름에게 무대를 기꺼이 내어놓겠다는 의연함으로. 걷노라니 저만치 월드컵 경기장이 보인다. 산책하던 한 여인이 경기장을 바라보며 고개숙여 기도 하고있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가족과 함께 혹은 묵은 벗들과 함께 이 봄의 교향악에 귀 기울여 보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좋은 음악회가 여기 저기서 열리고 있다.
대구음협회장.대신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