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어디로 굴러 가는 것인가, 목표지향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간다. 가치관의 혼돈을 넘어 돈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사고가 팽배한 세태는 참으로 걱정스럽다. 복권당첨자 등에게 손을 벌려 파리떼처럼 달려드는 한국사회는 분명 병이 들어도 깊은 병이 걸린 사회다.
영화 '집으로…'주인공 김을분 할머니가 한평생 살아온 고향집을 떠나기로 한 것은 충격이다. 영화가 뜬 뒤 "얼마 벌었냐"고 캐묻듯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 등쌀, 신변위협까지 느껴 가족회의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니 우리 사회는 몰염치, 도덕상실의 사회로 볼 수밖에 없다.
개탄한다.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보호의식이 이처럼 희박한 전근대성을 우리 모두 성찰(省察)하는 계기로 삼을 일이다. 가정평화를 깨트리고 김을분 할머니의 남은 인생을 파괴한 것은 결국 우리 사회다. 국가는 김을분 할머니의 신변안전도 지켜주지 못하는지 묻고 싶다. 각별한 관심과 보호 등은 우리모두의 책무이고 국가도 신변을 위협하는 행위 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경찰 활동에 신경을 기울여야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우리는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을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TV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출연한지 반년만에 아버지는 '주검'으로 발견됐고 출연료까지 빼앗겼다. 해맑은 산골소녀는 끝내 산문(山門)으로 들어가 속세를 떠났다. 돈만 생기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는 위험한 세상이 산골소녀의 모든것을 앗아간 지난해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탐욕이 부끄럽다. 김을분 할머니가 출연한 영화가 흥행이 성공한 후 충북 영동군 상촌면 할머니 집의 지붕까지 누군가가 떼어갈 정도로 우리사회의 윤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 있다. 대중매체에서 인기를 끌면 일상생활이 파괴되는 것도 당사자에게는 큰 곤욕이다. 인터뷰 등으로 수차례 몸살까지 앓은 할머니는 경박스러운 세태에 치를 떨었는지 모른다. 그대로 두자. 진정 아낀다면 편안한 삶을 파괴하지 않도록 그냥 두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