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방역 '낮에만'

구제역이 경기도 안성과 충북 진천에서 추가 발생하면서 확산 우려가 높은데도 경북도내 일부 시·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 배치한 방역반을 야간에는 일손 부족을 이유로 철수해버려 축산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국 한우 사육량의 17%인 4만5천여마리를 키우는 경주의 경우 구제역 발생 직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우시장을 폐쇄하고 톨게이트 2곳과 도 경계지점 등 5곳에 1주일째 검문소를 운영하면서 외지의 가축차량 반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검문소 방역반은 오후 8시를 넘어서면 철수해 야간에 구제역 발생지역의 가축차량이 시내로 진입해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실제로 경주시의 한우 농가가 톨게이트를 돌아본 결과 최근 밤 10시 이후 돼지 수십마리를 실은 화물차가 아무런 조치없이 통과한 것을 확인했으며, 구제역 발생지인 경기지역의 차량도 시내로 그대로 진입하고 있었다는 것.

한우협회 경주시지부 최상호(45) 사무국장은 "경주지역에 구제역이 번지면 2천억원대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그런데도 체계적인 방역망을 갖추기위한 경주시의 지원요청이 없고 야간에는 톨게이트에 배치된 경찰이나 공무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주시 축산담당 이상호씨는 "축산 수송차량의 경우 24시간 철저한 소독과 통제를 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일손 부족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상당수의 시·군도 마찬가지로 의성지역은 구제역 차단을 위한 검문소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운영되고 이후에는 교통사고 우려가 있다며 검문소를 비워두고 있다.

또 군위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국도의 경계지역에서 외부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과 방역활동을 펴고 있지만 역시 인력 부족을 이유로 퇴근시간이 지나면 철수하고 있다.

축산농인 한명동(47·군위군 의흥면)씨는 "군위는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며 "구제역이 번지면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되는 만큼 보다 철저한 방역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현·정창구·이희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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