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는 살아나는데 수출은 아직...".국내 경기 회복으로 건설, 의류, 화학, 제지 등 내수 기반 업종이 지난 1·4분기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은 반면 전반적인 수출 부진으로 조선, 무역 등 수출 주력 업종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가 발표한 1·4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렸고 자동차도 내수판매가 많은 업체와 수출이 많은 업체간 희비쌍곡선을 그렸다.
◆전자·반도체=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매출과 순이익에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prise)'로 경기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D램 경기 회복 및 휴대폰 등 정보통신 부문 영업호조로 매출 9조9천300억원, 영업이익 2조1천억원, 순이익 1조9천억원을 올렸으며 이는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7%, 순이익은 375% 증가한 것.
LG전자도 매출이 4조6천9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3천669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자동차=현대차는 매출이 6조85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3%, 영업이익은 5천138억원으로 12.4%, 순이익은 5천866억원으로 113.3% 증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2%에서 올해 9.5%로 하락, 지난해 1천만원짜리 차를 팔아 102만원의 이익을 냈다면 올해는 그 이익이 95만원으로 줄었다.
기아차는 신차 출시에 따른 생산라인 조정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바람에 매출액이 2조8천185억원으로 1.6%, 영업이익은 1천202억원으로 31.1%, 순이익은 989억원으로 14% 줄었다.
쌍용차는 매출액 7천933억원, 영업이익 540억원, 순이익 418억원의 최대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과열 우려가 생길 정도였던 주택경기 활성화로 실적도 대폭 호전됐다.
현대산업개발은 매출·영업이익·경상이익·당기순이익 등 주요 영업지표가 창사 이래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건설업체 중에서도 실적 호전이 두드러졌다.
2000년 2조9천805억원과 지난해 8천96억원 등 2년 연속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현대건설도 지난 1·4분기가 흑자경영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19.3%, 9.3% 늘어나는등 주택경기 호전의 혜택을 톡톡히 입었다.
◆철강=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경영난을 겪었으나 올해에는 벗어나는 분위기포항제철은 제품 판매가 하락으로 매출이 2조6천597억원으로 3%, 영업이익은 2천771억원으로 22% 감소했으나 법인세 비용 감소와 환차익 등으로 당기순이익은 1천905억원으로 11%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조선 및 건설경기의 호조로 후판·철근·형강의 판매가 나아지면서 매출이 15%, 영업이익이 18% 증가하는 등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철근제품이 주력인 인천제철과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도 건설 및 자동차산업 호황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동반상승했다.
◆조선=현대중공업은 매출액(1조9천587억원)과 영업이익(2천18억원)은 8.8%, 7.5% 늘었으나 외화자산에 대한 환율평가이익 등이 급감해 경상이익(1천120억원)과 순이익(776억원)은 17.2%, 18.1% 줄었다.
대우조선해양도 매출(7천506억원)은 9.9% 증가한 반면 워크아웃 기간 수주했던 벌크선 등 이익률이 대체로 떨어지는 선박을 주로 건조해 영업이익(598억원)은 44.5%, 경상이익(714억원)은 28.8%, 순이익(508억원)은 27% 감소했다.
◆섬유·화학=화섬업계는 지난해와 이익이 비슷하거나 줄어든 반면 의류업계는 호황기였다.
코오롱은 매출 2천985억원, 영업이익 304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7.6%, 11.4% 감소세를 보였고, 화섬 통합법인 휴비스는 매출이 2천233억원으로 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28.6% 늘었다.
이랜드는 영업이익 340억원과 경상이익 255억원을 달성해 50, 60%의 신장세를 나타냈으며 나산도 영업이익 63억8천만원, 경상이익 71억6천만원으로 130, 1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제품가격 상승으로 매출은 12% 늘어난 1조2천638억원을,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1천458억원을 달성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무역=전반적인 수출 부진으로 종합상사 영업실적도 저조했으나 일부 업체는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경상이익이나 순이익을 늘렸다.
LG상사의 경우 매출은 4조5천919억원으로 1.7%,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5.3% 줄었지만 LG증권 등의 유가증권을 처분, 경상이익은 191%, 순이익은 193% 증가했다.SK글로벌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15~25% 감소했으나 SK텔레콤 지분 매각으로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현대종합상사도 매출 등 경영실적이 50% 안팎 감소했고 삼성물산도 실적 호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제지=신무림제지는 매출이 1천10억원으로 5.9%,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528% 늘었고 지난해 1·4분기 61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경상이익도 15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솔제지도 매출이 2천416억원으로 10% 늘고 경상이익도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236억원 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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