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가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미국에서 14일 극비리에 귀국했다. 그런데 출두시기를 놓고 검찰과 청와대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누가 봐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검찰은 15일 오후 출두하라는 통보를 하면서 "24시간 넘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검찰이 또다시 소환문제를 놓고 장난치려는 것이 아니냐"고 흥분까지 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에 개입하려는 듯한 인상을 줄 위험도 있고 또 과잉충성이 아니냐하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출두시기 조정은 원칙적으로 변호인의 몫이다. 홍걸씨 변호인은 시차 적응상 하루 뒤인 16일 오후 2시에 출두하도록 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물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일정은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홍걸씨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검찰이 요구한 15일 오후에 출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우선 국민 인식이 민주당내에서조차 대통령 일가 봐주기에 대한 비판이 나올 만큼 곱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 아들이기에 특혜를 받으려 하지말고 대통령 아들이기에 오히려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겠는가.
귀국을 둘러싼 청와대의 거짓말 역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청와대는 홍걸씨가 15일 오후 7시 35분쯤 귀국했으나 발표는 8시 25분께 했으며 그 이전에는 15일 오후 출두 통보를 놓고 "검찰이 로스앤젤레스와 제주도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하며 아직 홍걸씨가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아들에 대한 취재경쟁으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 역시 당당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대통령의 아들이라고 해도 청와대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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