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첫 시험이라서 과학 공부부터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나야, 공부에 요령은 없고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할 수 있지. 수업중 풀었던 문제들을 중심으로 이해하면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예천 지보중.고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정성헌(45) 교사의 홈페이지(ssc.dreamwiz.com)는 언제나 학생들로 북적댄다. 7차 교육과정에 맞춰 단원별 개요와 내용, 마무리 평가에 이르기까지 중.고교 과학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데다 자연과학 테마파크,생활 속 물리교실 등 풍성하기 이를데 없기 때문. 과학 전 분야에 걸친 학생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것도 인기의 이유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각각 한 학급씩 학생수 179명에 불과한 병설학교지만 정교사의 역할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학교 과학, 고교의 물리와 화학을 가르치면서 고교 교무부장을 맡고 있다. 컴퓨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따로 지도해 얼마전 한국물리학회주최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중2 김준호군이 최우수상을, 고3 여요셉군이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이력을 살펴보면 농촌 소규모 학교에 있기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93년 박사학위를 받은 후 안동대, 가톨릭상지대 등에서강의했고 3년 동안 경북교원연수원에서 교사 연수도 진행했다. 2000년에는 미국 페르미 연구소 연구팀에 참가해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미립자 가운데 하나인 타우(Tau) 중성미자를 세계 최초로 관측, 발표했다.
한국, 일본 등의 물리학회에 발표한 논문만 30여편. 지난 90년부터 3년간 일본 나고야 대학에서 수행한 실험 결과가 검증 완료되면서 지난 3월에는 일본 물리학회에서 우수논문상도 받았다.
그런 정교사지만 작년부터 대학 강의와 개인적인 연구 등을 거의 포기했다. 교육청 연구사나 장학사로 오라는 제의도 몇차례나 거절했다."85년에 교직에 입문했는데 연구다 실험이다 하면서 공백이 너무 많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소중하다 싶어 이젠 학교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는 정교사의 감회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미안함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학생들, 저를 좋아하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는 즐거움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죠. 스승의 길만큼 빛나는 길이 있겠습니까"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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