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왜 이러나?

청와대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김홍걸씨의 극비 귀국작전을 성공리에 마친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불과 몇시간 뒤에 탄로가 날 홍걸씨의 귀국을 전후해 부인과 연막작전으로 일관했다. 이는청와대가 대통령의 아들 문제에 대한 국민의 격앙된 정서를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검찰이 홍걸씨의 소환일자를 15일로 확정발표한 14일 오후 15일 귀국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나 청와대는 『모르겠다』고 잡아뗏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발표 직후 『홍걸씨가 15일 검찰에 출두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가 일본 도쿄에 와 있다, 이미 귀국했다는 등의 소문이 있지만 아직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시각에 홍걸씨는 서울로 오는 비행기 속에 있었다. 결국 청와대는 홍걸씨가 한국으로 오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이후에도 홍걸씨의 귀국 사실과 관련한 청와대측의 연막작전은 계속됐다. 이날 오후 일부 방속이 홍걸씨가 일본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했으나 청와대의 태도는 여전했다.

그 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홍걸씨의 귀국사실을 발표했다. 이때가 오후 8시25분경으로홍걸씨가 청와대 경호실과 국정원 직원들의 도움으로 대기중인 기자들에게 노출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온지 약 1시간 뒤였다.

이에 대한 청와대측의 변명은 궁색하기만 하다. 홍걸씨의 귀국은 철처한 보안 때문에 비서실장을 비롯한 극소수만이 알고 있었으며 언론의 취재경쟁으로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어 있는 대통령의 아들의 귀국이 거짓말로 연막을 쳐야 할 만큼 보호해야 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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