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9.11테러 미온 대처 공방 확산

9.11 테러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을 놓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의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정보.수사당국이 2년 전과 6년 전 주요 정부기관을 겨냥한 여객기 납치 테러 가능성을 경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클린턴 정권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여객기 납치테러 보고서=미 의회도서관이 1999년 9월 국가정보위원회를 위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 산하 '순교자 여단'의 테러범들이 여객기를 납치해 국방부 본부건물을 테러할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테러범들이 피랍 여객기에 고성능 폭탄을 싣고 국방부 외 백악관, 중앙정보국(CIA) 본부 건물 등을 공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문제의 보고서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으나 "보고서에 특정 테러 목표물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는 없었고 테러분자들의 테러방법에 대한 평가만 있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해명=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공격 가능성 정보보고를 무시했다는 비난과 관련, 17일 "테러경고를 무시하지 않았다"며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운명의 그날 적이 살상을 위해 항공기를 사용할 줄 알았다면 미국 국민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비난의 배후에는 정치적 동기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이날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의회에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하며 공세를 취했다.

◇정보 책임자 문책=ABC 방송은 9.11테러 방지에 대한 공조 미숙의 책임을 지고 지난 3년간 CIA의 대(對)테러팀장이었던 코퍼 블랙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또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이 9.11테러를 사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 정보들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데다 관련 기관간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정보기관들을 다시 비판했다.

이에 따라 코퍼 블랙이외에도 CIA 고위직에 대한 문책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나 조지 테닛 CIA 국장과 로버트 뮐러 FBI 국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신임은 두텁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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