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월드컵 태극전사-이천수

16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치며 선제골을 터뜨린 이천수(21.울산 현대)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좋아하는 자신감 넘치는 신세대 스타다.

취재진의 질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부상 부위는 괜찮아 지고 있다"는 천편일률적인 대답 대신 자기 이야기는 물론 동료선수, 감독에까지 거침없이 말꼬리를 이어 붙이는 대담성을 갖추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어도 감히 입밖에 내지 못하던 선배들과 확연히 선을 그은 이천수의 플레이 스타일은 자신의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172㎝, 62㎏의 갸냘픈 체구임에도 볼다툼에서 지지 않는 근성, 툭툭 볼을 치며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쏜살같이 터치라인을 돌파하는 스피드, 낮고 빠르게 문전을 향하는 센터링 등 이천수의 플레이는 다이너마이트같은 폭발력을 지닌다.

부평고 동기인 최태욱과 함께 지난해 말 대표팀의 좌우 공격을 이끌던 이천수는 올초 골드컵때 무릎에 이상이 생긴데다 3월 유럽에서 발등을 다치는 등 잇단 부상으로 좌초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히딩크의 신임을 받아 지난달 27일 중국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변함없이 날카로운 왼쪽 돌파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고려대 1학년때이던 지난 2000년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 국가대표를 오가며 일약 한국축구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오른 이천수는 '밀레니엄 특급'이라는 자랑스런 별명까지 얻으며 거침없이 달려왔다.

2000년 4월 아시안컵 1차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천수는 그해 5월 유고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체격조건이 한참 앞서는 유고의 수비수들을 현란한 스피드와 개인기로 농락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성공가도를 걷던 이천수는 2000년 9월 시드니올림픽때는 쓰라린 좌절을 겪는다. 한국의 8강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이천수는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김도훈과 투톱으로 나섰지만 활약을 못한 채 완패의 단초를 제공했고 칠레와의 3차전에서는 상대 수비수의 안면을 발로 가격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해 국제경기 4경기 출전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것.

이후 '히딩크호'가 출범한 이후에도 이천수는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가혹한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때까지 외면당했지만 8월 유럽전지훈련때 대표팀에 합류,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하면서 히딩크호의 날개(측면공격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천수는 '이제는 예전처럼 조급해 하지 않을 여유가 생겼고 경기에 나서면 언제라도 모든 것을 던질 준비가 돼 있다'며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각오를 다진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포지션=측면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생년월일=1981년 7월9일

▲체격=172㎝/62㎏

▲취미=독서

▲출신학교=부평초-부평동중-부평고-고려대

▲소속팀=울산 현대(2002~ )

▲A매치 데뷔전 및 경력(2002. 4. 29 현재)=2000. 4. 5 아시안컵 1차예선 라오스전, 22경기 출장, 3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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