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홍걸씨 사법처리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 소환조사가 3일째로 접어든 18일 검찰은 홍걸씨에 대해 청구할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막바지 검토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오전 일과를 시작했다.

홍걸씨를 직접 조사한 임상길 부부장과 차동민 특수2부장은 이날 오전 일찍 홍걸씨에 대한 수사보고서 등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결재판을 들고 김회선 서울지검 3차장 방을 찾았다.

20분 남짓 차장방에서의 면담을 마치고 특별조사실로 되돌아가는 동안 차 부장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으며, 며칠째 귀가하지 못한 임 부부장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된 홍걸씨에 대한 영장은 오전 9시30분께 서울지법 2층 영장계에 접수됐다.

80㎝ 높이만큼 쌓인 홍걸씨 수사자료는 곧바로 서울지법 가동 9층 이현승 영장전담 부장판사 방으로 옮겨졌다.

법원 관계자는 "통상 실질심사를 신청하지 않은 영장은 청구후 2, 3시간만에 발부여부가 결정되는데 받은 돈과 주식에 대해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홍걸씨의 영장의 경우에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걸씨에 대한 영장이 청구되는 동안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는 홍걸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조석현 변호사가 홍걸씨에게 건네줄 와이셔츠와 바지, 우유 등을 담은 쇼핑백을 들고 찾아왔다.

홍걸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변호사는 "대통령의 아들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고 (홍걸씨가)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밤 조 변호사를 불러 영장실질심사 포기의사를 전달했던 홍걸씨는 이희호 여사가 변호인을 통해 보내준 '생명의 삶'이라는 종교서적을 읽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검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걸씨가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결백을 강변하려는 듯이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눈물을 글썽거려 조사를 맡은 임상길 부부장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홍걸씨는 최씨로부터 수수한 금품과 관련, 이권청탁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임 부부장이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해오면 나름대로 논리를 세워 방어를 하면서도 간간이 목이 메이고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는 것.

○...홍걸씨가 조사를 받는 서울지검 1102호 특별조사실 옆방인 1101호는 공교롭게도 13년전인 89년 8월22일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이 서경원 전 의원 밀입국 사건과 관련, 조사를 받았던 곳이어서 또다른 화제가 됐다.

당시 김 대통령은 서 전 의원으로부터 공작금 2만달러를 받았는지 여부를 놓고 수사검사로부터 15시간에 걸쳐 추궁을 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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