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海洋경찰 이대론 안된다

불법조업하던 중국선원들이 단속하는 우리 해양경찰을 집단폭행하는 등 한바탕 해상활극을 벌이고 도주한 사건을 접하고 우리는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게된다.

육지에선 출동한 파출소 직원이 인질범에게 총 뺏기고 제손으로수갑까지 차더니 바다에선 출동한 해경이 중국어민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물속에 뛰어들었다니 우습지 아니한가?

그러나 맨날 입으로만 걱정하던 서해안 EEZ(배타적 경제수역)경비에 초비상이 걸린 셈이니 우리에겐 이 사태가 오히려약(藥)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해양경찰력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서해안 대청도 서쪽 우리 영해에서 중국 어선 두척이 해경경비함에 적발됐는데 인근의 중국어선이 또다시 영해를 침범, 손도끼와 쇠파이프 등으로 우리 경찰을 집단폭행한 후 함께 달아나버린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쯤되면 그들이 어민인지 해적인지 분간이 안된다. 우리측이 갖고 있던 M16 소총으로 하늘을 쏘아댔기 망정이지 그들을 향해 발포했다면 심각한 외교분쟁을 야기했으리란 점에서 우리 해경이 취한 조치는 일단 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외교당국은 즉각 중국에 폭력선원 처벌.사과 및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엄포, 구두탄이

우리바다를 지켜줄 리가 없다. 지난해 6월 한.중어업협정 발효이후 우리의 '주권해역 관리능력'은 낙제점이라는게 전문가 진단이었다. 예를 들어 우리경찰이 1천t급이상 대형함정 11척을 서.남해에 배치할 경우 함정간의 거리는 311㎞, 서울~대구간 거리다. EEZ 경비가능 함정에 200t급 이상을 끼워준다쳐도 모두 50척이요, 공중감시도 헬기 9대 뿐이니 무얼 지킨다는 것인가.

일본은 1천t급만 50척에 비행기도 30대,중국은 5년전에 20만명 규모의 해양순찰군을 창설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중어협 교섭 8년동안 열중쉬어 하고 있다가 문제가 생길때만 장비타령,인력타령이다. 이러니 서남해안 밀입국 다반사에 두들겨패기까지 하지. 대한민국 자존심 좀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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