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면허증'.
처녀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면 저절로 어머니가 되는데 면허는 무슨 면허냐 하겠지만 '어머니 면허증(자격증)'을 발급해 주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딱 한군데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기관은 새신부가 아기를 수태하는 즉시 어머니 면허증 발급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태어날 아기가 일평생 충성해야 할 조국 이스라엘에 관한 모세 이후의 종교적.정 치적 건국역사와 민족문화 등에 대한 교육과 올바른 육아, 그리고 장차 이스라엘 을 이끌어갈 2세들에게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할 보편적 가치관 등을 예비 어머니 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이다.
전과정을 끝까지 이수하고 아기를 낳게 되면 엄마 자격을 공인하는 면허증을 발급 해 준다. 별난 면허증이랄지 모르지만 자동차나 인명과 교육을 다루는 운전사나 의사.교사들도 면허나 자격시험을 거치는 터에 중요한 유아 성장기에 홀로 교육을 맡아야 하는 예비 엄마들에도 아이의 심신을 다루는 자격기준을 두겠다는 것은 묘미있는 제도임엔 틀림없다.
가정의 달인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또한번 보내면서 요즘 우리의 젊은 엄마 들에게 엄마자격시험을 치른다면 몇 점쯤 나올까 생각해본다. 일부이긴 하지만 요 즘 젊은 엄마들의 자식 교육은 자기중심적인 독불장군을 길러내는 쪽으로 치우쳐 간다는 비판이 많다.
'남'(타인)에 대한 사회성 교육에서도 일본 어머니들은 남에 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치고 미국의 어머니는 남을 '도와주라'고 가르치는 데 한국의 어머니들은 남에게 '이겨라'고 가르친다는 비유도 같은 맥락이다.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자기 아이가 이리저리 휘젓고 고함지르며 뒹굴어도 오불관 언 내아이만 귀엽다는 식의 젊은 엄마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익숙한 풍 경이 돼 가고 있다.
대구 서구의 어느 갈비집에는 '어린애를 데리고 온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는 스티 커를 붙여 놓고 있다. 오죽하면 장사집이 손님을 마다고 했을까 싶을 만큼 '멋대 로 키우기'는 사회속의 불편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어도 영어도 태권도도 피아노도 일단 남보다 더 잘하고 이겨라고만 닥달하는 과 잉 과외교육은 도를 넘고 있다. 만약 어머니 면허 교육같은 프로그램이 있는 사회 라면 어림없을 그릇된 자식교육, 과잉보호의 빗나간 모습들이다.
굳이 이스라엘처럼 어머니 면허제 같은 제도적 통제가 없는 사회라 하더도 어머니 들의 교육관이 바로 서 주기만 한다면 제자식 집안교육에 국가가 끼어들고 관리해 줄 필요는 없다.
군것질을 조르는 아이는 딱 두번만 좋게 타이르고 세번째 조르면 어김없이 주먹이 날아가는 이태리 어머니나, 식탁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똑바로 사용하는 식사법을 가르치면서 겨드랑이에 신문을 끼운 뒤 신문지가 떨어지면 그날 식사는 가차없이 굶긴다는 독일 어머니들이 그런 예가 될 수 있다. 강압적이고 체벌이 따르는 교 육이 꼭 잘된 교육방법인 것은 아니지만 분별없고 통제되지 않은 퍼주기식 자식사 랑도 결코 좋은 것이 못된다.
일본 최고의 CEO였던 마산시다는 나가와 집단이 가난할 때는 자연 서로 위로하고 협력하며 살게 돼 따뜻한 사랑만 있으면 아이들을 바로 키울 수 있었으나 사회와 가정이 물질적으로 풍족해질 때는 인간에게는 풀어진 긴장을 다듬을 엄격한 교육 이 필요해진다고 이미 25년전에 국부(國富)속의 일본 젊은이들의 방종을 예언했었 다. 우리 사회도 상황은 같아지고 있다.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폐를 끼치고 남을 도울 줄 모르며 무슨 짓을 하든 이기려고 만 하는 이기적 아이들을 길러내는 자격미달의 무면허 엄마들이 많아질수록 사회 적 폐해는 커진다.
카드빚으로 사회에 폐를 끼치는 자식, 부정한 게이트로 떼돈을 벌려하는 자식, 내 돈 받기 위해 남의 손가락을 자르는 자식, 허구한 날 정쟁으로 남을 이기려고만 하는 정치꾼, 그런 자녀들이 생겨나는 것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올바른 교훈과 일 생을 좌우할 감동이 없었거나 적어서다.
"너의 피와 나의 눈물이 묻은 이 회초리 가 우리 집안의 흥망을 좌우 할 것이다"고 했다는 영의정 홍석봉의 어머니가 자식 이 글읽기를 가르칠 때 자식이 잘 읽으면 어머니 얼굴에 자칫 기쁜 표정이 떠오르 는 걸 보고 자식이 자만할까봐 병풍을 가리고 가르쳤다는 일화처럼 어머니가 강인 하고 지혜롭게 바로 서면 자식과 사회가 바로 선다.
젊은 엄마님들이 나는 과연 자격있는 지혜로운 어머니인지 이기적인 독불장군만 길러내는 무면허 엄마인지 한번쯤 되돌아 보는 가정의 달이 된다면 좋은 5월이 될 것 같다.
김정길(본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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