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변하고 달구벌 대로가 변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공사로 시간에 관계없이 심한 교통 체증을 일으키며 보기 흉했던 도로에 가로수가 심기어지고 꽃길이 조성되며 하얀 차선이 선명하게 포장 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구간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말이다. 필자는 10여 년 전 길지 않은 미국 유학 시절에 비교적 여행을 많이 한 편이다. 주말이면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맨해튼 시내를 다녔다.
자유의 여신상, 쌍둥이 빌딩(9·11테러로 무너짐), 센츄럴 파크, 매트로 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브로드웨이 뮤지컬, 현대 미술관, 예술인의 거리 소호, 할렘가 등등…미국의 심장이자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은 도시 전체가 관광자원이었다.
뉴욕의 지하철은 온 도시를 거미줄처럼 엮고 있어 맨해튼 외곽인 후러싱에 살았던 나로선 토큰 두개면 족했다. 낡고 허술해 보이지만 편리하고 안전하기 그지없다.
100여 년 전에 건축되었는데도 말이다. 요즘 달구벌 대로 월드컵 경기장 주변 지하철 2호선 공사장은 낮과 밤이 따로 없는 듯하다. 마무리 공사로 온통 야단이다.
대형 크레인이 철제 빔과 복강판을 들어 올리고 포클레인이 흙을 파며 덤프트럭은 쉴 새 없이 흙을 실어 나른다. 저만치 뒤쪽에는 도로 포장 설비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고….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만약에 말이다 월드컵 개막이라는 시간에 쫓겨 지하철이 조금이라도 잘못 건설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빨리 빨리'라는 유행어가 생기고 '세계 최단시간, 동양에서 제일 빨리'라는 말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멀지 않아 대구에도 지하철 시대가 온다. 분명 지하철은 대구의 얼굴이며 수많은 시민들의 소중한 교통수단이자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일생일대의 지구촌 축제 기간동안 지하철 공사를 잠시 쉬면 어떤가….
16강 진출에 문제라도 있단 말인가…. 아름다운 다리를 건축하기 위해 아버지가 시작한 공사를 딸이 대물림하여 완성시킨 뉴욕 맨해튼의 브룩클린 브리지가 너무 부럽기만 하다
대신대 교수·대구음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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