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換率 급락, 방치 말라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 14개월만에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선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처럼 소비 확대를 통한 경기활성화 국면에서는 국내 소비가 수출로 흡수되지 않으면 '거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원화 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20일 원화환율은 1천253원으로 지난달 12일(연중최고치)에 비해 무려 6.3%나 하락했다. 1천250원대로 추락한 것도 작년 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물론 원화 가치 상승은 한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데 있다. 가장 높은 수출경쟁 상대인 일본 엔화(5%)의 절상속도를 앞지르고 있어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인한 무역수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초만 해도 미국 경기지표들이 예상외로 좋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3월부터 지표들이 다시 약해지면서 지난해 GDP의 4%였던 경상적자가 올해 5%로 확대, 미국 경제가 감당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약세를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무역과 재정 등 '쌍둥이 적자'에다 동남아 등 해외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확대로 미국 경제회복은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환율은 이미 무역협회가 조사한 수출 손익분기점 1천258원을 넘어섰으며 마지노선인 1천25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무역적자를 내기 시작한 업체가 10%를 넘어섰고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 곳도 60%가 넘었다. 정부는 5천억원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 시장 개입에 나섰으나 전문가들은 1천2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원화가치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 확실시 된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 전략으로 환율위험 방지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원화 강세를 염두에 두고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 활성화의 당면 목표인 수출증대가 환리스크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국의 제1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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