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근거없는 황희정승 비판 납득안돼

지난 3일자 경북대 이정우 교수의 매일시론에 대해 몇가지 의문점을 제기한다.시론에서 이 교수는 세종조 황희정승을 예로 들면서 당시 정치인들의 극심한 토색질을 거론했다.

조선조 세종대는 선초(鮮初) 나라의 기틀을 안정시키고 태평성대를 이룬 시대로 평가되고 있으며 당시 18년간 영의정을 지낸 황희를 비롯, 맹사성·김종서 등 명신, 청백리 반열에 속하는 인재들과 집현전의 신진기예들이 활약했던 때로 알고있다.

이 교수는 당시 집권층이 엄청나게 부패했으나 황희는 덜 부패했기 때문에 청백리가 되었다고 했는데 이를 증명할 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만일 밑도 끝도 없이 모 교수는 학력도 의심스럽고 엉터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다른 교수들이 더 엉망이기 때문에 그럭저력 교수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면 이 교수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이 교수는 당시 정치인들의 부패상에 대한 이해를 얻어낼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하나 만약 세종이 대왕으로 불릴만큼 성군이라는데 이견이 없다면 이 교수의 주장은 훌륭한 왕 아래 부패의 극치를 이룬 관료집단들이 국정을 농단한 셈이 되는데 결과는 살기좋은 시대였다는 모순을 낳게된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를 부인한다면 역사를 새로 써야하는 셈이 된다.

세종이 재산이나 긁어 모으고 이중인격적인 재상들을 기용했다면 인재등용에 실패하고 백성들을 토색질에 시달리게 한 우군(愚君)으로 전락한다. 이 교수는 이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해야했었다.

초야의 선비들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올리고 자신의 신명을 돌보지않고 왕과 집권자들을 간한 선비정신이 조선을 지탱한 원동력의 하나다. 그렇다면 세종조에는 많은 땅을 숨겨두고 비가 새는 초옥에서 우산을 받쳐쓰는 쇼를 하는 재상 한명 탄핵할 수 없을만큼 국가기강이 흐렸고 국가기능이 작동을 멈췄는지 궁금하다.

정확한 사료와 논거가 없다면 역사속의 아름다움은 가꾸고 소중히 지켜야 할 유산이지 훼손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당시 이 교수의 이 시론은 역사를 바꿔써야 할 신학설로 보여 명쾌한 답변이 요구된다 하겠다.

황태원(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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