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돈 일부 대선잔여금 설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의 돈거래에 관한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홍업씨가 관리해온 자금 중 일부가 대선 잔여금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되자 정치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3남 홍걸씨가 구속된데 이어 홍업씨의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고 더구나 명확한 근거도 없이 대선잔여금 얘기가 자꾸 흘러나오자 수사가 몰고올 파장을 걱정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홍업씨의 자금거래에 대한 철저한 검찰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자칫 대선자금 문제가 전면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될 경우 그 불똥이 한나라당으로 튈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눈치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홍업씨가 97년 대선 당시 처남인 윤흥렬 전 스포츠서울 사장과 함께 홍보대행사 '밝은 세상'을 차려 미디오 홍보를 담당했었기 때문에 대선 잔여금설이 제기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 "홍업씨가 굴리던 돈의 일부가 대선에서 쓰고 남은 돈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향후 97년 대선자금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잔여금 등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날 경우 청와대는 물론 우리당으로서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대선자금을 조사한다면 세풍 등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권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뇌관인 대선자금 조사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대선잔여금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로서는 모르는 일이며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검찰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으니까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