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학교폭력, 국민이 나섰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는 학교폭력을 보다 못해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 학교폭력 대책국민협의회가 그것이다. 대단히 적절한 움직임이고 올바른 대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릇 교육은 학교, 학부모, 사회가 같이 책임을 져야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학교에만 맡겨두는 경향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점에서 협의회 측이 "이제 더 이상 그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에게만 물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이토록 학교폭력이 심각해진 것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교육당국과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한 국민의 책임'이라며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은 것은 참으로 옳은 결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1차적 책임은 교사들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사들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도 사실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학부모가 나섰다는 것은 사태 해결에 한발 다가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산발적인 활동을 벌이던 각종 단체와 우리사회 지성인의 힘을 결집해 퇴치운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

이런 운동이 일어난다면 학부모들은 적극적인 참여를 하거나 아니면 소극적 관심이라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이 또 한번 강조되고 말로만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 아닌가.

이번 운동을 계기로 사회도 더 이상 혼탁하지 말고 자정(自淨)되었으면 한다. 거짓과 타락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교사에게 폭행과 폭언을 퍼붓는 학부모를 보면서 학생은 또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학교폭력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 하는 것은 다 아는 일이다. 한 해 4명의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청소년 폭력예방재단 자료). 또 중고교생의 11.5%가 학교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경찰청 자료)고 한다.

그래서 협의회측은 오는 6월 마지막 주(24~29일)를 '학교폭력을 걱정하는 주간'으로 정해 학부모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바람직한 행사나 운동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번 해보는 체면치레의 연례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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