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16강행 선배들의 조언

이제 대회 개막까지 일주일, 폴란드와의 첫 경기까지 11일 남았다. 5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이지만 아직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이제 남은 기간 자신감을 갖고 미비점을 보완한다면 16강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선 무대에서 뛰었던 선배들은 충고한다.

최근 잉글랜드와의 1대1 무승부와 스코틀랜드를 4대1로 완파한 전력에다 홈 팀의 이점을 살린다면 16강 진출은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배들의 조언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보약이 될 것이다.

박창선 경희대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경기 스케줄에 맞춰 끌어올리고 조직력을 완성하는데 훈련의 마지막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86년 6월2일 멕시코시티 소재 올림피코스타디움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에서 첫 골을 넣은 박감독은 "중남미 특유의 열광적인 응원과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는 점에 압도된 선수들은 전반에 2골, 후반 시작하자마자 1골을 연거푸 허용하고 나서야 투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며 지나친 부담은 떨쳐버리고 자신감으로 무장하기를 재차 강조했다.

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신화의 주역으로 '86멕시코월드컵에 출전, 조별리그 2차전인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만회골을 터뜨려 무승부를 이끈 김종부 동의대 감독은 '골잡이' 출신답게 골 결정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문전에서 마무리를 지어주는 스트라이커의 골 결정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며 "남은 기간 열심히 조련하면 만족할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승리와 나아가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김 감독은 "홈팀으로서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건 큰 힘이 된다"며 "기술적인 측면을 다듬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으로 예견했다.

지난 80년대 한국 축구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맹활약했던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히딩크 사단의 최종 담금질은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핵심 플레이어를 압축, 조직력을 배가하는데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감독은 "히딩크 감독 부임 뒤 조직력과 전술 구사력, 선수 개개인의 기량, 체력 등 전반적으로 대표팀 수준이 향상됐다"며 "남은 기간 부상을 조심하고 컨디션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치른 평가전에서는 폭넓게 선수를 기용할 수 있었지만 본 대회에서는 선수교체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스타팅 멤버를 축으로 '조커'2~3명을 활용하는 실전 대비 조직력 강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사단' 출범 직전까지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허정무 KBS 해설위원은 대회를 앞둔 후배 선수들에게 선제골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경기중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다.

허 위원은 "월드컵처럼 큰 경기에서는 골 하나하나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공격, 수비 가리지 말고 누구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위원은 "기후 조건이나 음식, 시차적응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우리에게 더없이 유리한 환경이므로 남은 기간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별리그 3전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긴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유일하게 득점했던 황보관 일본 오이타 트리니타 청소년팀 감독은 후배 선수들에게 홈팀의 이점을 안고 자신감으로 무장할 것을 주문했다.

황보 감독은 "경기는 90분의 시간이 흐르면 끝나니까 그라운드에서 과도하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며 "현 대표팀의 기량이나 그동안의 훈련과정을 보면 충분히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수준에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황보 감독은 이와 함께 "실전에서는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득점 기회에 마음만 바빠서 골을 넣지 못하거나 수비에서도 선수를 놓치고 우왕좌왕하며 허점을 노출하는 원인은 바로 냉정을 잃고 당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황보 감독은 월드컵을 맞는 고국의 축구팬들에게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프로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는 등 국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져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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