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기계제조업체 등의 노조로 구성된 '금속노조'가 올 해부터 기업별 교섭을 탈피, 본격적으로 사용자단체와의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종합병원노조도 올 단체협상을 통해 사용자측과 향후 '산별교섭'에 합의, 노사관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23일 올 단체협상안에 합의한 경북대병원 및 영남대의료원은 향후 노사교섭 형태와 관련 노조측의 요구인 '산별교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의 경우 '병원은 산별중앙교섭에 노력한다'는 문구삽입에 합의했고 영남대의료원도 '산별교섭 추세로 간다면 병원도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임단협 협상부터 민주노총 산하 100여개 병원 연합노조인 보건의료노조가 소속 병원 노조의 대표협상자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병원측도 사용자단체를 꾸린 뒤 보건의료노조와의 산별교섭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노조의 산별단체인 보건의료노조가 98년 출범했지만 올해까지는 각 병원별 교섭을 해왔다"며 "올 해 노조와의 협상에서 산별 중앙교섭을 협의한 만큼 '국립대병원협회' 등 이미 구성돼 있는 전국 병원 사용자단체를 실질적 노사협상체로 전환하는 방법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경우 대구 및 포항, 경주지부 등 30여곳 사업장 노조가 이미 지난 3월부터 지부별로 사용자단체와의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다.
또 대구은행 등 전국 26개 금융기관이 소속된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도 지난 2000년 10월부터 산별노조체제를 출범, 금융 사용자단체와의 산별교섭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 23일엔 산별교섭을 통해 최대 쟁점인 '주5일 근무제'도입에 합의하기도 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산별교섭은 임단협 요구사항 준비에서부터 협상과정까지 기업별 교섭보다 노조의 교섭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선진국은 산별교섭을 통한 협상이 이미 일반화돼 있으며 협상기간 단축은 물론 협상비용을 줄여 사회적 이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자협회 등 경제계는 이와 관련 산업별로 연관성이 적은 노동조합이 자의적으로 연대해 산별노조를 만들고 있다며 이 경우 개별기업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 많아 산별교섭에 응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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