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경주 南山 문화재 보존 대책 시급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국제적으로 그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은 경주 남산(南山)의 석조문화재들이 풍화(風化) 현상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보존과 정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0여개의 계곡과 180여개의 봉우리에 산재해 있는 유적만도 465개에 이르러 산 자체가 바로 야외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남산은 고대 불교의 모습뿐 아니라 신라인들의 지혜와 마음결까지 읽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증폭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4일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주 남산 문화재의 종합적 검토.보존과 활용.을 주제로한 학술대회에서 강원대 이상헌 교수는 "석탑과 마애불 등 석조문화재 10점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심한 자연적 풍화로 표면이 벗겨지는 등 훼손 정도가 심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남산 서쪽 창림사지 3층석탑의 부재(部材)들은 훼손이 심하며, 1층 탑신 등에는 습기가 영향을 미쳐 미생물들이 번식하고 있다고 한다. 동쪽의 남산리 3층석탑도 상대면석 전체가 검게 변색됐으며, 풍화 현상으로 탑신 받침 부분의 표면이 벗겨져 떨어지는 박리(剝離) 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불곡 석불좌상, 미륵곡 석불좌상, 마애불 역시 심한 풍화 현상으로 훼손이 심각한 형편이라 한다.

또한 32곳의 문화재 가운데 삼릉골 선각육존불, 용장사골 3층석탑.석불좌상 등 13곳이나 집중호우시 유실이나 지반 붕괴 등 훼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유산은 선조들이 남긴 유형무형의 문화적인 산물이며, 우리 민족의 실증적인 역사다. 이 때문에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우리의 지극히 당연한 책무요, 준엄한 의무가 아닐 수 없다.

남산의 훼손돼 가는 문화재들에 대한 정밀조사와 표면 보강, 치명적인 산성비 등의 영향을 막을 수 있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강력한 보호법의 제정도 따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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