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요일엔 대망의 월드컵 대회가 개막된다. 전 세계가 한국의 10개 도시와, 같은 수의 일본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 경기를 관전하며 한 달 동안 열광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다음 월드컵이 열릴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월드컵을 치러내는세계 속의 민족, 세계 속에 버젓이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국민으로 부각될 것이다.
국제화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그런데 현재 한국인의 국제화 점수는 어느 정도일까? 일찍이 없었던 IMF 관리체제를 우리는 아주 우량한 성적으로 조기에 졸업했다. 세계가 주목했다.
그런데 우리의 국제화가 그 '졸업성적' 만큼 우수할까? KBS 2TV가 지난 토요일(25일, 밤 10~11시) 방송한 '추적60분'은우리들의 국제화 수준을 진단했다. 그리고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는 답을 한 프로그램이었다.
'2002 서울의 외국인들, 그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 '편견, 차별, 그리고 피부색'의 타이틀을 내걸고 전-후 꼭지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바로 지금 한국인이 나라 안의 외국인을 보는 데 있어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잘 분석했다.
재벌기업 등 여러 곳에 근무하는 외국인과 유학생들은 피부색을 떠나 한국이 일한 만큼 대가를 안겨주는 희망의 나라로 봤다.
그리고 80% 정도의 한국인이 정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메라 앵글을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 지역 등에서 온 사람들에게 돌렸을 때 그들은 피부색으로 인한 엄청난 차별,편견에 큰 상처를 안고 고개 숙이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내레이터는 한국인이 백색인종에겐 관대하고 친절을 베풀지만 피부색이 짙은 민족들에겐 놀람, 불안, 거부감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 원인은 한국인이 외국인과 살아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백인 중심의 할리우드영화 등미국 대중매체가 안고 있는 나쁜 경향이 여과되지 못하고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제시한 처방은 '다양성, 복합성을 피부를 맞대고 일궈나가는 것'.월드컵이 한국의 국제화를 이뤄내지는 못한다. 월드컵 못잖은 88올림픽을 치러냈지만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보는 시각의 폭이 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보고 느끼고 부딪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방송은 엄청난 물량을 월드컵에 쏟아 붓고 있다. 열광하는 경기장만 담을 것이 아니라 다른 피부색의 민족들이 안고 있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인의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그리고 월드컵 이후엔 특히 제3세계로부터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때 월드컵은 진짜 '남는 장사'가 될 것이다. 방송의 역할이 참 크다.
미디어모니터회 여은경 eunkyung05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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