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거리월드컵' 속속 무산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업주의가 월드컵 거리 응원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월드컵기간중 주요 경기를 옥외 전광판으로 중계, 시민들의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키고 거리 응원 등을 통한 주민축제를 기획했던 대구시와 지역 업체들이 FIFA의 거액 중계권료 요구에 이를 포기, 월드컵 거리응원이 사라질 판이다.

이로 인해 무료 중계가 가능한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만 전광판을 통한 월드컵 경기 중계가 가능하게 됐고대부분의 전광판 업체들은 중계권료 협상을 맺지 못해 옥외 전광판 중계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동아백화점은 중구 반월당 네거리 동아쇼핑 앞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을 이용, 한국전 경기를 실시간 중계할 계획이었으나 FIFA의 방송 중계권 대행사인 SNE측이 한국전 경기당 5천만원, 월드컵 전경기 5억원(편당 2천만원)을 요구하는 바람에 이를 백지화했다.

밀리오레도 지하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마련, 한국전 경기를 실황중계할 계획을 세웠으나 값비싼 중계권료로 인해 포기했고대백프라자도 길거리 응원을 위해 신천둔치에 대형TV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대구시에서도 시민운동장 등 대형 전광판이 마련된 장소에서 경기중계를 통해 시민들의 월드컵 열기를 북돋울 계획이었지만 이를 포기했다. 대형 스크린을 가진 극장들도 중계 계획을 포기한 상태다.

FIFA는 TV중계권료를 낸 방송국이 송출한 프로그램을 대형 TV수상기로 집단 시청할 경우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대형 전광판이나 멀티비전 등을 이용, 집단 시청할 경우에는 중계권료를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한 경기당 2천만원의 중계료를 달라는 FIFA측의 요구는 지나친 상업주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상원(21.대구시 중구 남산동)씨는 "FIFA의 상업주의로 인해 세계인의 축제가 짓밟히게 됐다"며 "원만한 타결점을 찾아 시민들이 도시 곳곳에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고 축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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