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해녕·이재용 공방 포인트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우세 전망속에서도 대구시장 선거는 1 대 1 양자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두 후보는비록 고등학교(경북고) 12년 선후배 사이지만 50대와 40대, 전문관료 출신과 치과의사 출신, 서로 다른 지지층 등에서 충돌하고 있다.두 사람의 상대에 대한 공격과 방어 전략도 그런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아직 이재용 후보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않고 있지만 조 후보측의 공격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이 후보의 행정경력이 광역시장을 맡기에는 일천하다는 점과 문희갑 현 시장이나 이의익 전 시장과의 연대설 등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시민대표 이 후보로서의 '정체성' 문제다.

전태흥 대변인은 "현재 대구는 말 그대로 최악의 위기 상황이며 한편으론 재도약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구청장 경력7년이 전부인 이 후보에게 250만 시민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 재임 기간중 남구청이 울릉도와 함께 정부로부터 재정 정밀진단 통고를 받은 점을 부각시켜 이 후보가 보여준 행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할 방침이다. 이 후보의 '정체성' 문제도 주요 공격 대상이다.

시민단체의 지지를 주장하며 시민대표를 자처하고 있는 이 후보가 이의익 전 시장측과 연대를 추진하는 한편 문 시장 껴안기에나서는 등 '색깔' 없는 행적을 보여온 것에 대해 집중타를 날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 후보가 내세우는 최대 공적인 '양지로 퇴폐업소 소탕'과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서도 반박 논리를 세워놓고 있다.

조 시장측은 "이 후보의 두 가지 공적에 대한 허와 실을 꼼꼼히 분석해 놓고 있다"며 "그러나 최대한 공격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이 후보측의 공격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억측에 근거한 것인 만큼 적극적인 해명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의혹을 살 수 있다"며 사안별로 가려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95년 지방선거 출마 대가로 장관직을 맡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문직 공무원으로서의 발탁'으로, 재산 축적설은 '아파트 재개발에따른 재산 증가'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무소속 이재용 후보=조 후보의 공직경력에서 재산형성 과정, 시장출마 배경까지 다양한 공격메뉴를 준비하며 대민 접촉과 가두 연설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조 후보의 총무처 장관 경력을 문제 삼으며 "지난 95년 6·27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YS의 대가성 인사가 아니었느냐"고 주장한다.신미정 언론팀장은 28일 "총무처 장관이 된 뒤 대구와 대구시민을 위해 한 것이 있다면 단 한 가지라도 제시하라"며 "만약 이번에도 떨어진다면 또다시 서울로 이사할 의향이 있는지도 밝혀라"고 요구했다.

95년 낙선과 관련해서도 "반(反) YS감정이 아무리 컸다고는 하나 신한국당이 여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위는 너무 했다"며"이의근 지사는 어떻게 해서 경북에서 당선됐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조 후보의 재산증가 사유도 공격 대상이다. 지난 93년 9~12월말까지의 공직자 재산변동 자료에 따르면 모두 9천197만원이 증가,공개대상 공무원중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김수연 대변인은 "당시 내무부 기획관리실장이었는데 어떻게 해서 1억원 정도의 재산이 불었느냐"고 추궁했다.

특히 조 후보의 지방선거 의미에 대한 말바꾸기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 김 대변인은 "95년 선거 홍보물에는 '시장은 정치에 대한심판의 장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를 위해 살림꾼을 뽑는 선거'라고 밝혔지만 이번 선거는 이회창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한 전초전이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방어 논리에도 신경쓰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해온 미군기지 이전노력을 이 후보가 막판에 가로챘다는 지적과 7년 청장 이력이 고작인 행정경험 미숙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신 팀장은 "이 후보는 지난해말부터 최근 반환이 결정될 때까지 10여차례 이상국방부 용산사업단을 오가며 남구지역 피해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행정경험 역시 "7년간 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욕 안 먹고, 돈 안 먹고 무소속을 견지한 소신있는 인물임"을 강조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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