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유럽을 빡빡한 일정 속에 강행군으로 순방하면서 심심찮게 말 실수를 연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그 질문을 다 기억해내지 못하자 '시차'를 탓하면서 "나이가 55세를 넘으면 이렇게 된다"고 말했다는 것.70세가 다 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 말에 놀라 눈썹을 치켜올렸다.
엘리제궁에서 열린 부시-시라크 합동 기자회견에서 미 NBC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유럽의 반미감정에 관해 영어로 질문한 뒤 같은 질문을 프랑스어로 시라크 대통령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냉소적으로 "잘하는군. 이 친구는 단어 4개를 외워갖고 자신이 '대륙간 인물' 인것처럼 놀고 있군(Very good, the guy memorizes four words, and he plays like he줁s intercontinental)"이라고 말했다.그레고리 기자가 부시 대통령에게 불어로 질문을 계속하겠다고 말하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부시 대통령은 "인상적이야...케 부에노(I'm impressed...que bueno)"라고 말했다. 케 부에노는 스페인어로 '얼마나 멋진가(how wonderful)'라는 말. 부시 대통령은 이어 "자 나도 두가지 언어를 안다구(Now I'm literate in two languages)"라고 말했다.한편 싸늘한 무표정으로 일관, 좀처럼 허를 보이지 않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적재적소에서 예리한 농담을 던져 서방 지도자들과 언론이 여러차례 기습 공격을 당했다.
지난 28일 러시아의 발언권 강화를 의미하는 러시아-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위원회 창설을 골자로 하는 로마선언에 서명하면서푸틴 대통령은 위원회 회의장소를 '소비에트('위원회'란 뜻의 러시아말) 하우스'로 부르자고 제안해 그 자리에 있던사람들을 포복절도케 했다.하루 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 최고감사원기구 제5차대회에서도 푸틴은 유머감각을 드러냈다.
독일 대표 중 한 사람의 성(姓)이 엥겔스인 사실을 안 그는 "다행히 마르크스는 같이 안 왔군요"라고 인사, 참석자들에게 웃음 보따리를 안겼다.그러나 미국인들이 푸틴의 얘기에 깜빡 넘어간 것은 이날 저녁 모스크바 교외의 별장에서 부시 대통령과 가진 만찬에서였다.
식탁에 오른 캐비어(철갑상어알)가 화제에 오르자 푸틴은 부시에게 철갑상어알 채취법을 설명하면서 어떤 경우는 철갑상어의 배를 가르고일종의 제왕절개 방식으로 알을 꺼낸 뒤 다시 배를 봉합해 바다로 되돌려 보낸다고 말해 좌중을 정신 못차릴 정도로 웃게 했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푸틴이 부시를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정색을 하고 그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양식업자를통해 푸틴 대통령의 말이 농담이 아니었음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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