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투표해야 진정한 地方시대 온다

6.13지방선거에 비상이 걸렸다.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된지 4일이나 지났는데도 유권자들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후보들이 개인연설회를 열어도 선거운동원외에는 도무지 청중이 모이지 않는다.

거리유세를 갖지만 이마저 냉담하기는 마찬가지다. 궁여지책으로 유권자와 1대1로 만나서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스킨십 작전을 벌이고 한편으로 자전거 캠페인 등 기발한 선거작전으로 유권자 관심끌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선거분위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 결과 겨우 42.7%만이 꼭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러다 역대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걱정도 충분히 이해 간다.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유권자가 67.8%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52.7%로 떨어졌음을 기억하는 우리로서는 지금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투표율이 40%선 아래로 뚝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이를 우려치 않을 수 없다.

모든 선거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 지방자치 역사가 일천한 우리의 경우 주민 참여야 말로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 절대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한다면 모처럼 시작된 지방자치가 다시 무너질까 두렵다.

이번 6.13지방선거가 과거 지방선거 보다 더욱 가라앉은 것은 물론 월드컵에 전 국민의 관심이 몰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잇달은 정치인들의 부패스캔들에 대한 염증과 그 얼굴이 그 얼굴로 찍을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을 터이고 또(이 지역에선) 한나라당의 '일방 게임'의 분위기가 보나마나 뻔하다는 측면에서 무관심을 불러왔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방자치가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한다면 주민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야한다는 점을 강조치 않을 수 없다. 누가 당선 돼도 그만이라고 팽개치는 것은 지방화 시대의 포기인 것이다.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6.13지방선거는 더 중요한 '지방민의 축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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