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도 열기 절정

60억 전세계 축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대구 시민들의 축구 열기도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주요 대화가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로 끝나는가 하면 개막식이 벌어진 31일 초저녁엔 TV 시청을 위해 서둘러 귀가하는 시민들로 시내 도로가 한때 극심한 체증을 보이기도 했다.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기 한시간 전인 31일 오후 6시30분.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30℃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속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일찍부터 나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 공원 광장에는 '2002 대구여름패션 페스티벌'이 열려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등 공원은 온통 월드컵 열기로 가득했다.

개막식이 시작되면서 수천명 시민들의 눈과 귀는 옥외 전광판으로 쏠렸고 식전 행사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이었다.

밤 8시30분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경기가 시작되면서 국채보상기념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약속이나 한듯 양쪽으로 나뉘어 열띤응원전을 펼쳤다. 자신의 응원팀이 결정적 기회를 잡기라도 하면 함성이 연신 터져나왔고 붉은 악마 회원들의 지휘아래 파도타기 응원도 이어졌다.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경기관람을 나왔다는 심순보(61·대구시 칠성1가동)씨는 "여기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니까 축구경기장에 나와 있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도 나와 열심히 응원할 생각"이라며 '한국 16강'을 외쳤다.

한편 주말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평소 붐비던 동성로 거리는 월드컵 개막식을 보려고 일찍 귀가한 탓인지 여느 금요일 밤과는 달리 한산했다.

식당과 생맥주집 등에 빈테이블이 즐비했고 귀가가 늦은 행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상점에 설치된 TV를 통해 개막경기를 시청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동성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모(55.중구 동성로3가)씨는 "월드컵 개막전을 보려고 일찍 귀가한 사람들이 많아 시내에 나온 사람들이 평소보다 50%이상 준 것 같다"며 월드컵 열기를 실감한 표정이었다.

개막경기가 월드컵 첫 진출국 세네갈의 승리로 끝이 나자 네티즌들은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서 밤새도록 아프리카 얘기로 꽃을 피웠으며오는 4일 우리나라와 폴란드 경기때 '검은 돌풍'이 '황색 태풍'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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