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막말'이 낯 뜨겁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겨냥, "아랫 사람을 시켜 나를 시정잡배라고 했는데 그 사람은 양아치 아니냐"라고 했고 이를 맞받아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새천년민주당이 아니라 새천년 미친당이구먼, 미친년당이야"라고 막말로 응수했다.
지금까지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노 후보의 '깽판' 발언과 이 후보의 '빠순이' 발언을 두고 낯 뜨거운 언어를 구사, 티격태격 하는 등 사사건건 상대방의 말 꼬리를 잡고 저급한 막말 공방의 추태를 연출하고 있다.
민주당의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세풍사건에 빗대 "마피아들이 부하들을 도둑질 시킨뒤 부하만 감옥가게 하더라. 누구를 마피아라고 하는지는 말하지 않겠다"며 한나라당을 자극했다.
이 후보 또한 뒤질세라 '망나니 같은 인사정책', "DJ정권이 '엉망으로 죽을 쒀놔' 나라의 기본틀이 흔들렸다"는 등 민주당을 원색적으로 자극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기조차 아슬아슬하다.
막말이 오가는 정치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 정치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기 일쑤다. 더구나 살벌한 분위기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하는 상생(相生)의 정치가 발 붙일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지금의 '막말 정치'를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 정치에서 막말이 횡행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만큼 요즘 정치권에서 오가는 '막말'도 또한번의 일과성 해프닝으로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막말이 지금같은 지방선거전에서부터 횡행하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보통의 범상한 의원들이 속내없이 지껄인게 아니라 당선권에 근접해있는 대통령 후보들 아니면 당 대표, 원내총무 등이 거침없이 쏟아냈다는데서 우리 정치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마저 갖게된다.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따지는 심모원려는 간곳 없이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 막말에 국민 모두 식상한지 오래다. 낯 뜨거운 막말 공방은 이제 그만두고 정책대결로 '민심'을 겨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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