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관전평

축구는 어느 스포츠보다 이변이 많은 종목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세네갈의 월드컵 개막전은 이변 아닌 이변이었다. 프랑스가 지난 대회에서와 같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한 탓도 있지만 세네갈이 너무 잘 싸웠다.

개막전 평가전에서 한국에 힘겹게 이기고 벨기에에 지는 등 예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인 프랑스는 수비진 노쇠화가 역력했다.

프랑스는 디우프 등 빠르고도 발재간 좋은 세네갈의 공격수를 막기에는 힘이 부쳤고 조르카에프, 뒤가리, 프티 등 미드필드진도 스피디한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98 프랑스대회에서 단 2골만을 내주는 철벽방어망을 구축했던 프랑스의 포백 수비라인은 모두 30대다. 중앙의 드사이(33)와 르뵈프(34)는 축구선수로는 환갑줄이고 좌우 윙백 리자라쥐(32)와 튀랑(30)도 세네갈의 빠른 선수들을막기에는 힘이 달렸다.

프랑스는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지단의 부상과 슛이 두 차례나 골포스트에 맞는 불운도 있었지만 세네갈에 일격을 당한 것은 결국 98 월드컵후 젊은 선수들로 과감한 물갈이를 하지 않은 자업자득이었다.

이에 반해 세네갈은 수비를 위주로 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지역방어를 위주로 했지만 앙리, 트레제게 등 특정 선수들이 문전에 이를 때는 대인방어로 전환하면서 여러명이 에워싸는 밀착마크를 펼쳤다. 이때문에 프랑스는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공간패스가 번번이 차단당했다.

세네갈은 또 최전방에 디우프가 원톱으로 나섰지만 상황에 따라 4-4-2, 4-3-3 등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전환하고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프랑스를 꺾을 수 있었다.한마디로 프랑스 선수들의 노쇠화, 세네갈의 철저한 상대분석이 개막전 이변을 연출했다.

〈영진전문대 여자축구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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