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폴란드전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필자는 한국이 32년만에 월드컵본선에 진출했던 86년 멕시코대회와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뛰었다. 당시 대표팀은 지금까지도 역대 최강의 선수진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선진축구 흐름에 대한 정보부재에다 지나친 긴장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압박축구라는 말만 들었는데 막상 경기장에서 맞부닥쳐 보니 경기흐름을 놓치면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히딩크 감독의 조련아래 2년동안 착실히 준비해온 후배들은 당시의 대표팀과는 크게 달라졌다. 체력은 물론 조직력과 짜임새가 어느 팀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이고 자신감도 절정에 올라 있다. 명장 히딩크가 상대분석도 철저히 해놓았을 것으로 짐작돼 어이없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소식이 기대된다.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명감을 가져 달라는 것이다. 5회연속 본선진출과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대표팀은 월드컵 첫 승리는 물론 반드시 16강진출을 이뤄내야 한다. 만에 하나 16강진출을 못했을때 국민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몸이 부서져라'하고 뛰어야 할 것이다. 4차례나 거듭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이번 만은 반드시 좋은 결실을 따내야 한다.

지나친 흥분과 욕심은 금물이다. 골을 넣었다고 방심하거나 심판이 보지 않을때 상대로부터 거친 몸싸움을 당해도 냉정해야 한다. 지난 대회때 멕시코전에서 하석주선수가 골을 넣은 뒤 지나치게 흥분, 백태클로 퇴장당하면서 패전의 빌미를 주지 않았던가. 실점을 하고도 차근차근 풀어가는 차분한 경기운영을 해야 한다. 또 골욕심을 내기보다는 철저한 팀플레이로 조직력을 살려야 한다.

자만은 안되겠지만 자신감도 중요하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평가전에서 쩔쩔맸던 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긴데서 보듯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에 불과하지만 스코틀랜드전같이 경기가 잘 풀렸던 때를 되새기며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온다고 확신한다.

〈박경훈·부산 아이콘스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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