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도체 업체 '월드컵 호황'기대높다

'4년만에 돌아온 월드컵은 반도체인들의 축제(?)'요즘 반도체업계에서는 '월드컵 사이클(Worldcup Cycle)'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반도체경기가 월드컵처럼 4년을 주기로 호·불황을 반복한다는 것을 뜻하는 조어로 월드컵 이후 경기상승 기대심리와 맞물려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94년 이후부터 메모리반도체 경기는 우연의 일치처럼 월드컵 4년주기에 따라 성장-호황-침체-불황으로 이어지는 순환주기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해는 최악의 불황 또는 불경기로 고전하다가 월드컵이 열린 해는 경기침체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조심스레 성장을 시작하고 월드컵 개최 이후 2년간 본격적인 활황국면에 접어드는 현상이 되풀이 되는 것.

메모리분야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94년 미국 월드컵때 40억달러 수준이었던 메모리 매출이 95년 75억달러, 96년 55억달러로호황기를 구가하다가 97년 46억달러로 고꾸라졌다.

이어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40억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99년 61억달러에 이어 2000년 최고정점인 85억달러로 '대박'을 터뜨렸고 이어 2001년은 46억달러로 다시 불황의 쓴맛을 봐야했다.

한국 월드컵이 열린 올해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최근 D램 가격상승이 주춤하면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게 사실.

그러나 월드컵 사이클대로라면 올해의 '저(低)성장'은 오히려 경기가 불황과 침체의 바닥에서 성장과 호황의 시대로 나아가는 것을 예고하는 길조(吉兆)인 셈이다.내년과 후년의 호경기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 크게 이견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메모리시장 규모가 2000년 548억달러에서 작년 반토막인 268억달러로 떨어졌고 올해는 375억달러로성장폭이 크지 못할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성장과 호황은 바로 내년과 내후년"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기업용 PC 교체주기 임박, 세계 IT산업의 3세대 진입 가시화, 디지털 TV 수요확대 등으로 반도체 사상초유의 호황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월드컵 사이클 이론이 지난 80년대 KD램 시대에 등장했던 4년 주기론인 '실리콘 사이클' 이론과 흡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부침을 숙명처럼 안고있는 반도체업계로서는 월드컵 사이클 이론을 새로운 '신앙'처럼 받아들이며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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