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얼굴 본지 까마득...공무원 월드컵 25시

3만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개막된 한류(韓流)-한류(漢流) 공연.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공연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월드컵 성공개최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된 이 공연이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사전 준비부터 당일 진행까지 동원된 300여명의 공무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관부서인 대구시 문화체육국 소속 100여명은 물론 기획관실.국제협력과.두류공원관리사무소 등 거의 전부서 공무원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뛰었다.

요즘 대구시청내 월드컵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국 직원들은 출근 시간은 있으나 퇴근시간은 없다. 오전 8시~8시30분쯤 출근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모른다.

월드컵지원반에서 홍보.붉은악마 관리 등을 맡고 있는 김동석(43)씨도 그 중의 하나다. 2000년 5월 월드컵 지원반이 만들어지면서 차출된 김씨는 가족들 얼굴 본지가 까마득하다.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와 일부 공무원들의 유력 후보 줄서기가 성행한다는 공무원노조의 성명과 언론보도를 봤지만 그건 완전히 다른 나라 사람 이야기.

월드컵 관련 행사 총괄 지휘를 맡고 있는 여희광 문화체육국장. 오전 8시 사무실에 나오면 자정을 넘어야 퇴근하는 일이 일상사가 돼 버렸다. 잠 자는 시간은 하루 4시간.

수면 부족을 탓할 여유조차 없다. 회의 참석, 부서 회의 주재, 현장 및 행사진행 상황 점검, 상황 보고.

다른 부서라고 예외는 아니다. 국제협력과 직원들은 각국에서 몰려드는 VIP 영접 계획 및 안내를 하느라 벌써부터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공보담당관실 직원들도 언론 보도자료 만들기, 신문.방송 보도 분석 등 기본적인 업무 외에 대구월드컵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한 국채보상공원 대형전광판 관리 및 대구.월드컵 프라자 운영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권태형 월드컵 지원반장은 "월드컵 개최 도시 공무원들은 다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단체장 후보에 관심가질 만한 시간 있으면 제발 일 좀 도와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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