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승리의 기쁨과 환호성은 산골 마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마을이 생긴 지 100년이 지났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TV조차 못보는 등 문명의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됐다가 지난달 23일 밤 전기가 들어온 봉화군 재산면 갈산1리 잣밭골(본지 5월24일자 31면 보도)에도 승리의 감격과 함성이 메아리쳤다.
마을 주민이래야 6가구 12명.전기가 들어온 후 월드컵 축구를 보기 위해 이달초에 TV를 장만한 용장숙(42·여)씨 집에는 마을주민들과 서울에서 온 언니 장식(46)씨 등 10여명이 모여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을 했다.
전반 26분 황선홍의 선제골이 터지자 함께 TV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파이팅 코리아'를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용씨는 "마을에 전기가 처음 들어왔는데, 월드컵 진출 48년만에 첫 승리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후반 8분 유상철의 쐐기골이 터질때는 "이제는 이겼다"며 열광했다. 장규원(77)씨는 "월드컵 경기를 처음으로 봤는데 미국과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이겨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승리가 확정되자 산골 동네에는 함성이 이어졌고 이 마을 최고령자인 황점덕(88) 할머니는 "사람사는 동네같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싸워 이겨 너무 기쁘다"라며 좋아했다.
인근 마을에 살고 있는 장씨의 며느리 김남숙(38)씨와 손녀 은영(10·재산초교3년)양도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 첫 승리를 해 감격스럽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기가 들어온 후 10일째인 이날, TV를 통해 승리의 기쁨과 흥분을 만끽한 산골 마을 주민들은 승리의 감동이 가시지 않는 듯 밤이 늦도록 잠을 청하지 못했다.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